무엇보다 타 은행 출신 인사들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면서 논란을 빚고 있다. 한편으로는 내·외부 출신을 따질 게 아니라 이른바 '정피아'를 철저히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견해도 나온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향후 4~5회 회의를 거쳐 이달 말 최종 후보를 추천할 예정이다.
그러나 벌써부터 KB금융 출신 뿐만 아니라 타 은행 출신 인사들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그러자 국민은행 노동조합(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국민은행지부)은 타 은행 출신이 회장 후보로 거론되는 것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아직까지 추측이나 가능성 정도에 불과한데도 노조는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일찌감치 낙하산 인사 반대에 나선 것이다.
무엇보다 진작부터 'TK(대구경북)' 낙하산 설이 나돈 것은 우연이 아니다. 실제 주요 금융그룹의 회장 및 은행장의 상당수가 TK 및 PK(부산경남) 출신들이기 때문이다.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부산 출신으로 부산고를 졸업했으며, 서진원 신한은행장은 경북 영천에서 태어나 대구 계성고를 졸업했다.
라응찬 전 신한금융 회장도 경북 상주 출신이었다. 이순우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은 경북 경주 출신으로 대구고를 졸업한 TK다.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경남 하동 출신으로 경남 진교농고를 졸업했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과 김종준 하나은행장은 모두 부산에서 태어났으며, 김 회장은 경남고를 졸업했다. 이외에도 김주하 농협은행장 역시 경북 예천 출신으로 경북 대창고를 졸업했다. 여기에 KB금융 회장 후보로 거론되는 이동걸 전 신한금융투자 부회장, 이종휘 전 우리은행장, 조준희 전 기업은행장 모두 TK 출신일 정도다.
성낙조 노조위원장은 회장 후보로 거론되는 외부출신 금융권 인사들에게 자필 편지를 보내 내부출신 인사 선임의 필요성을 호소하기도 했다. 또 성명서를 통해 "타행 출신 외부 인사는 명백한 낙하산 인사로, 회장 후보 예비 명단에서 배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내부 및 외부 출신이 문제가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정작 경계해야 할 것은 금융인으로서 자질을 떠나 관치로 흐를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출신을 따지기에 앞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금융인이자 경영인으로서의 능력"이라며 "다만 현재 거론되는 후보군 중 정부의 입김이 작용한 인물이 있다면 큰 문제인게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현 정부 들어 하마평이 들어맞았던 적이 별로 없고, 막판에 의외의 인물이 선임되는 경우가 많았던 만큼 차기 KB금융 회장 및 국민은행이 누가 될지 끝까지 알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