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 위안화의 위상이 날로 커지고 있는 가운데 위안화의 지역통화화가 가져올 수 있는 '트리핀의 딜레마'와 통화정책의 독자성 상실 등 부작용에도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오정근 아시아금융학회장은 25일 서울 태평로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제6회 2014 글로벌그린성장포럼(GGGF)에서 "중국이 지난 2009년부터 위안화 국제화와 위안화 블럭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트리핀의 딜레마는 1960년대 미국 예일대 로버트 트리핀 교수가 달러화를 기축통화로 하는 국제금융시스템의 모순을 지적하며 내놓은 용어다.
중국의 경우 위안화의 역내 공급을 확대하면 위안화가 약세를 보일 수 밖에 없고, 반대로 공급을 줄일 경우 역내 유동성이 경색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를 포함한 역내국가의 통화정책도 중국의 통화정책에 휘둘릴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오 학회장의 진단이다.
그는 또 "중국경제 불안에 따른 역내 국가의 경제가 불안해질 가능성이 있으며, 향후 위안화 블럭 형성에 대해서 일본 등 역내국가의 반발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오 학회장은 우리나라의 역내 금융안전망을 강화하고, 원화 국제화도 추진하는 등 다양한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오 학회장은 "국제무역에서 원화결제 비중을 확대하는 등 원화의 사용범위를 해외로 확대하고 원화표시 금융상품의 해외발행을 늘려야 한다"며 "관련 규제도 점진적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원·위안 거래 증가에 맞춰 위안화외국인적격투자(RQFII)한도를 이용해 중국 주식채권시장에 투자할 수 있는 채널을 구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오 학회장은 "현재 RQFII 한도는 800억 위안이지만 필요시 한도를 증액해야 하는 등의 방법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