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문소리 “‘자유의 언덕’은 관객 해석의 자유도를 높인 작품”

2014-09-22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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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상수 감독 작품 중 ‘자유의 언덕’이 제일 좋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

아주경제 권혁기 기자 = 배우 문소리(40)가 홍상수 감독의 16번째 장편영화 ‘자유의 언덕’의 주연, 영선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문소리는 지난 19일 서울 팔판동 모처에서 진행된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자유의 언덕’은 관객 해석의 자유도를 높인 작품”이라고 말했다.

“보물찾기처럼 영화의 곳곳에 무언가를 숨겨두는 감독님들도 많이 계시죠. 작품에 대한 해석은, 나무에 비유하자면 뿌리도 이리저리 얽혀있지만 그 뿌리를 타고 올라온 가지들도 다양한 모습으로 피어나는 것 같아요. 그만큼 영화에 대한 해석은 다양하죠. 김의성 선배가 그러시더라고요. ‘자유의 언덕’은 관객에 있어 해석의 자유도를 높인 작품이라고요. 저도 전적으로 동의해요.”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

‘자유의 언덕’은 권(서영화)이 2년전 한국에서 일본어 강사로 지내던 일본인 모리(카세 료)로부터 장문의 편지를 받으면서 시작한다. 당시 모리의 프러포즈를 거절했던 권(서영화)은 십 수장에 달하는 모리의 편지의 첫 페이지를 읽고 자리를 옮기다 편지를 떨어뜨리는 바람에 순서가 뒤죽박죽이 된다. 권은 카페 ‘자유의 언덕’에서 편지를 읽기 시작하고 영화는 편지의 순서대로 모리의 에피소드를 공개한다.

‘자유의 언덕’의 모든 배우들은 영어를 쓴다. 유일하게 영어를 쓰지 않은 인물은 남희 역의 정은채와, 남희의 아버지인 병주로 분한 기주봉 뿐이다. 배우들은 매일 아침 홍상수 감독이 전달하는 ‘쪽대본’을 보고 그날 촬영에 들어갔다. 홍상수 감독 특유의 스타일이다.

“힘들지는 않았어요. 쪽대본 특유의 긴장감은 있었지만, 아침에 대본에 집중하는 느낌은 좋았죠. 영어 때문에 힘들기는 했어요. 눈물이 찔끔 나오더라고요. 감독님이 영어 대본을 써주시면 외워서 촬영에 들어가는데, 연기라는 게 문장을 뜻만 알아서는 되지 않으니까요. 그 이면을 읽고 행간을 이해해야하는데, 영어로 돼 있어 어려움이 있었죠. 짜증도 났지만 출연진 모두 친하고 마음이 잘 맞아 극복할 수 있었어요.”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

카세 료에 대해서는 “연기 후에 모니터를 하는데 카세 료의 힘이 느껴졌다. 작품 속에서 가장 정직하게 드러나는 인물이었다”고 회상했다.

완성된 영화를 본 소감에 대해서는 “울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너무 슬프기도, 쓸쓸하면서도 따뜻했다”는 문소리는 “저라는 사람에 대해 돌아보게 됐다”면서 “홍상수 감독 작품 중 어떤 영화가 제일 좋느냐고 묻는다면 ‘자유의 언덕’을 꼽을 것”이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자유의 언덕’은 청소년관람불가로 전국 상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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