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대리기사 폭행 사건을 조사 중인 서울 영등포경찰서가 대리기사와 행인들을 때린 혐의로 김병권 전 세월호 가족대책위 위원장 등 세월호 유가족 5명을 19일 소환해 조사를 벌인 결과 김 전 위원장은 폭행 혐의를 시인했으나 김형기 전 가족대책위 수석부위원장 등 나머지 유가족 4명은 폭행 사실을 대체로 부인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폭행 시비에 휘말린 대리기사와 행인, 목격자들의 진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이들 5명이 폭행에 가담한 혐의가 있는 것으로 보고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전원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양측의 진술이 달라 유가족, 대리기사 등 사건 관련자들과 지금까지 확보한 목격자 7명을 추가로 소환해 조사하고 대질 조사를 벌일 방침이다.
피의자들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 여부는 수사 진행 상황을 보고 결정할 방침이다.
경찰에 따르면 김병권 전 위원장은 조사를 받는 동안 폭행 혐의를 시인했고 당초 행인들에게 맞아 팔을 다쳤다고 주장했으나 폭력을 행사하는 과정에서 넘어져 다친 것으로 CCTV 확인 결과 드러났다고 밝혔다.
김형기 전 수석부위원장은 폭행 혐의를 부인하고 행인과 목격자들 가운데 누군가에게 맞아 이가 부러졌다고 진술했다.
한상철 전 대외협력분과 부위원장과 이용기 전 장례지원분과 간사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범행 사실을 부인했다.
지용준 전 가족대책위 진상규명분과 간사는 폭행 상황이 끝난 뒤 현장에 나타났다고 했다.
경찰은 일부 유가족들이 승강이 과정에서 행인들로부터 폭행을 당했더라도 행인들이 불법을 막으려 한 정당행위자로 면책 대상이 될 수 있는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측과 목격자 등은 경찰 조사에서 유가족들의 일방적인 폭행이 있었다고 밝히고 있어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면서 향후 경찰 추가 조사에서 사실이 드러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