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4년 만에 ‘친정’ 현대중공업으로 복귀한 권오갑 사장은 “세게 1위의 명상과 영광은 내려놓고 미래를 바라볼 때이며, ‘현대정신’(現代精神)의 초심으로 돌아가자”고 밝혔다.
권 사장은 16일 오전 사내 인트라넷에 올린 취임사를 통해 “현대중공업에 다시 돌아오면서 제가 무엇을 해야할 지, 회사와 임직원을 위한 길이 무엇인지 많은 고민을 했다. 많은 생각 끝에 제가 내린 결론은 바로 ‘미래’와 ‘초심’”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권 사장은 현대중공업 전 구성원의 변화를 주문했다. 그는 “저를 포함하여 우리 회사의 임원과 부서장 등 리더의 위치에 있는 사람들부터 변해야 한다. 리더가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어떻게 판단하고 행동하는 지가 그 조직의 성패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어 “리더는 누군가 해주겠지 눈치만 보는 수비적 자세를 버리고 정면승부를 통한 돌파를 할 수 있어야 한다”며, “기계적 사고에 함몰되어 후배들의 창의적 사고를 외면해서도 안 된다. 후배들에게 내가 어떻게 비춰지고 있는 지 다시 한 번 돌아보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한 “여러분의 의견에 충분히 귀 기울이고 여러분의 불편함을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어디에도 치우치지 않는 공정한 심판이 되어 일 잘하는 사람을 찾아 칭찬하고 격려하겠다”고 덧붙였다.
권 사장은 “고 정주영 창업자님께서는 조선소도 없는 상태에서 백사장 지도만으로 선박을 수주하여 현대중공업을 창업하셨다. 지금 우리는 세계 최대의 조선소, 세계 최고의 기술력과 경험을 갖고 있다”며, “우리에게는 ‘창조적 예지, 적극의지, 강인한 추진력’으로 다져진 ‘현대정신’이 있다. 어려움을 극복할 저력과 자격도 있다. 따라서 초심으로 돌아가 미래를 향해 힘을 모은다면 조금은 시간이 걸릴 수도 있겠지만, 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 해야 할 것이 있다. 세계 1위라는 명성과 영광은 잠시 내려놓고, 노와 사라는 편가르기도 그만 두자”며, “오직 현대중공업을 위해 열심히 일하고 현대중공업을 정상 궤도에 올려놓겠다는 의지를 갖고 힘을 모아 다시 시작해 보자. 열심히 노력하면 반드시 우리는 그 영광을 다시 찾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 사장은 “현대중공업은 우리의 소중한 일터이자 대한민국 경제를 이끌어가는 명실상부한 우리나라 대표기업이다. 이제 우리 스스로 다시 시작해야 하며,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여 회사를 다시 반듯하게 세워야 한다. 현대중공업을 창업하신 고 창업자님과, 우리를 바라보는 국민들을 생각하면서 현대중공업 구성원으로서 막중한 책임감과 사명감을 가지시길 바란다”며, “이제 최길선 회장님을 도와 우리 회사의 재도약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여러분도 힘을 모아 주시기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