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국인 면세점 매출 수년째 정체…해외여행 필수코스도 '옛말'

2014-09-14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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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은 외화벌이 역군"

아주경제 김현철 기자 = 해외로 출국하면서 면세점을 이용하지 않는 내국인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1조7778억원이다.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하면 24% 신장했지만 내국인 매출은 2011년부터 성장률이 0%에 가깝다.

전체 매출액 가운데 내국인 비율은 오히려 감소세다. 2012년 45%, 지난해 40%, 올 상반기 35%를 기록했다.

전체 매출이 신장하고 있는 것은 '요우커'(遊客)로 불리는 중국인 관광객 매출이 급증한 영향이 크다. 매출액 기준 중국인 비율은 지난해 45%로 상승해 처음으로 내국인 비율(40%)을 넘어선 데 이어 올 상반기에는 50%대에 육박했다.

신라면세점의 올해 상반기 매출도 1조1623억8000만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3% 증가, 사상 최대를 기록했지만 2012년 40%였던 내국인 매출 비중은 지난해 34%, 올 상반기는 30%까지 하락했다.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최근 3년간 매출 총액이 커져 내국인 매출이 줄지는 않았지만 변화도 거의 없다"며 "면세점은 유통 서비스 산업의 외화벌이 역군"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외국인 뿐만 아니라 내국인을 위한 최상의 상품과 최고의 서비스를 더욱 확대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업계는 해외 직접구매(직구) 등 저렴하게 쇼핑할 수 있는 유통채널이 다양해졌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실제로 면세점 내국인 매출이 몇 년째 멈춰 있는 동안 해외 온라인몰 등을 통한 직구는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4월 특송이나 국제우편 등을 통한 인터넷 직구, 구매대행 등 전자상거래 수입액은 4억8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6% 늘었다.

국내 최대 해외배송대행 서비스업체 몰테일의 올 상반기 배송대행 건수도 작년 같은 기간보다 1.5배 증가한 72만여건으로 집계됐다.

국내에서도 온라인몰, 병행수입 업체 등을 이용해 저렴하게 물건을 살 기회가 많아졌다. 일부 품목은 면세점보다 외국에서 사는 것이 저렴해 해외 여행지에서 쇼핑을 하는 여행객도 많다.

최근에는 국내 백화점들이 매출 부진을 만회하려 대대적인 명품 세일 행사를 여는 것도 면세점 매출이 떨어지는 이유로 분석된다. 해외 명품은 면세점 매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면세점 관계자는 "예전보다 출국자는 늘었지만 면세점을 이용하지 않고 외국만 다녀오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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