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 부동산 대책, 주택기금·LH 부담 가중..."재정난 우려"

2014-09-04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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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급조절 리츠 등 민간 투자 안되면 기금이나 LH 자금 투입 늘어날 듯

아주경제 이명철 기자 =9·1 부동산 대책으로 국민주택기금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부담이 상당히 가중될 것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가 민간 자본을 활용해 주택시장 정상화화 서민주거안정을 꾀할 것이란 청사진을 제시했지만 실제 민간투자 유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재정 부담으로 전이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LH는 현재 총 부채만 134조원에 달하는 정상화 대상 공기업이다. 토지 판매 및 분양 등을 통해 부채 감소에 열심이지만 또 다시 공급조절 및 임대주택 확대에 LH 자산을 이용하게 돼 재정 부담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기금의 경우 주택도시기금으로 명칭을 변경하고 도시재생 등과 연계해 앞으로 부동산 정책에서 활용도가 높아진다. 재정규모가 막대해 당장 큰 영향을 입지는 않겠지만 향후 기금 부실에 따른 충격에 대비하기 위해 다양한 자금 조달 방안이 요구된다.
 

[자료=국토교통부]

◆수급조절리츠·비소구대출 등 기금·LH 활용

국토교통부가 지난 1일 발표한 ‘규제합리화를 통한 주택시장 활력회복 및 서민 주거안정 강화방안’을 보면 주택 공급조절과 임대리츠, 임대주택 공급 등의 정책에 기금 및 LH를 활용토록 했다.

우선 임대주택 리츠의 경우 기금과 LH의 역할이 필수적이다. 국토부는 오는 2017년까지 임대리츠를 통해 최대 8만가구의 임대주택을 공급할 계획이다. 이중 수급조절 리츠는 이번 9·1대책에서 처음 도입된 개념이다. 공급과잉이 우려되는 지역의 LH 분양물량을 임대로 전환하는 것이다. 이 리츠는 기금 및 LH 출자와 기금 및 기관투자자 융자로 자원을 조달하게 된다.

민간 자본을 통해 LH의 공공임대주택을 짓겠다는 공공임대 리츠 역시 기금과 LH 출자가 전제돼야 한다.

기금의 경우 이밖에도 자금을 필요로 한 여러 정책에 적극 투입된다.

기금에 처음으로 도입되는 유한책임(비소구) 대출이 대표로 꼽힌다. 집값이 하랙해도 담보물(해당 주택)만으로 상환의무를 한정 짓는 제도다. 신중한 대출을 유도하고 최소한 안전판을 제공해 주택 구매심리를 개선하는 것이 목표다.

준공공임대 등 민간 임대주택에 대한 세제 지원 확대에도 기금이 투입된다. 또 기금운용계획을 통해 디딤돌 대출 금리를 낮추고 총부채상환비율(DTI) 60% 내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70%까지 적용키로 했다.

◆경영 정상화 제동 LH, 기금은 부실 우려

국토부는 지난 2·26 대책 등을 통해 LH 등 공공의 재원만으로는 임대주택 공급이 어렵다고 판단해 민간자본 참여로 공공임대 공급주체를 다양화하고 민간 임대시장 활성화를 도모했다. 하지만 민간 투자 확대가 신통치 않자 결국 기금과 LH의 활용을 되풀이하고 있는 것이다.

기금과 LH가 공공의 성격을 띠지만 대안 없는 활용은 기금 부실 및 LH 재정난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수급조절 리츠의 경우기관투자자를 찾지 못하게 되면 리츠와 LH가 부담을 떠안을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비슷한 성격의 공공임대 리츠 역시 기관투자자를 모으는 중이어서 수익성을 담보하지 않으면 향후 투자가 떨어질 수 있어서다.

비소구 대출은 담보 외에는 추가 대출금을 회수하지 못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금 재정 적자 및 도덕적 해이 등 부작용이 우려된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기금 대출은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보다 연체율이 낮고 LTV가 낮아 집값이 급락해 경매로 넘어가도 대출금 회수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LH의 택지개발 중단 및 민간 매각토지 비축은 토지판매를 주사업으로 삼고 있는 LH 경영에 타격을 미칠 전망이다.

LH는 적극적인 토지 판매를 통한 부채 감축에 역점을 기울이고 있다. 올 상반기 토지판매실적은 8조6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2% 증가했다. 이중 공동주택용지가 같은 기간 2조4000억원에서 5조원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최근 주택경기 회복세에 힘입어 토지판매 역시 증가하고 있는데 민간에 대한 토지공급을 줄이게 되면 실적 역시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토부는 토지 비축 등에 따른 부채 발생은 공공기관 평가에서 제외하는 ‘당근’을 내놓고 의견을 조율 중이다. 

단 신규 택지지구 중단에 따른 기존 택지의 희소가치가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은 있는 상황이다. LH 지역본부 토지판매 관계자는 “3년간 택지지구 지정이 중단돼도 기존에 지정해놓고 팔지 못한 곳이 많아 오히려 이들 용지 판매에 사업주기가 부족한 건설사가 몰릴 수도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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