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에볼라 바이러스 치료 위해 미승인 약품 투여 허용

2014-08-13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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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볼라 바이러스 발생국가 ]


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세계보건기구(WHO)는 12일 서아프리카 지역에서 감염이 확산되고 있는 에볼라 바이러스에 대해 “치료를 위해 미승인 약품을 투여하는 것은 윤리적이다”라며 이를 허용한다는 검토결과를 12일(현지시간) 발표했다.

WHO는 유효한 에볼라 바이러스 치료법이 없어 사망자가 나날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경종을 울리며, 미국이 이에 앞서 미승인 약품을 투여하기로 한 결정을 용인한 것이다.
그러나 WHO가 아직 동물실험단계에 불과한 미승인 약품의 투여를 허용한다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주요 외신들은 전하고, WHO는 기자회견에서 “에볼라 바이러스는 제어가 곤란한 상황에 빠졌다”고 지적했다.

WHO는 “이번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 확대 사태에 한해 특정한 조건을 갖추면 효과와 부작용이 증명되지 않은 치료를 해도 윤리적이라는 총의를 얻었다”고 발표했다. WHO는 약물의 투여는 환자의 동의를 얻고 안전성과 효과의 검증도 계속해나가도록 각국의 보건당국에 요구했다.

이러한 WHO의 조치는 미국이 서아프리카 라이베리아에서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된 미국인 2명에 대해 미승인 약품 ‘지맵(ZMapp)'을 투여한데 따른 조치로 볼 수 있으며 향후 지맵의 투여가 에볼라 바이러스 치료의 선택지가 될 수 있으나 이를 위해서는 3가지 문제점이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적했다.

첫 번째는 대량생산의 어려움이다. 지맵의 제조사는 맵바이오 제약으로 담배회사의 자회사다. 지맵의 확보를 위해서 필요한 일정한 양의 약품 제조에는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미국 언론은 이 회사에 현재 재고가 없는 상태라고 보도했다.

두 번째는 비용이다. 미국 국방부의 1000억원 규모의 자금 지원을 받고 신약 개발을 하고 있는 제약회사가 있으나 약이 개발돼도 그 약값은 고가일 가능성이 높다. 에볼라 바이러스가 확산하고 있는 지역은 서아프리카 지역이기 때문에 비싼 약을 그들이 구입할 가능성은 낮다.

마지막은 의료 윤리 문제로 충분한 양의 약품이 확보되지 않을 경우 누구부터 먼저 투여해야하는가가 최대 문제로 부상한다. 한 전문가는 “의료종사자에게 우선적으로 투여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WHO의 발표에 따르면 9일 현재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 사망자는 1013명에 달한다. 또 12일(현지시간) 라이베리아에서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된 스페인 신부가 마드리드의 병원에서 사망했으며 이는 아프리카 이외 지역에서 발생한 첫 에볼라 바이러스 사망자로 기록됐다.



▷ 에볼라 바이러스란?

에볼라 바이러스가 원인으로 발생하는 급성 감염증으로 세계보건기구(WHO)는 1976년 콩고 등 아프리카 중부에서 처음으로 집단발생이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야생 박쥐가 에볼라 바이러스의 숙주로 알려져 있으며, 감염자의 체액(혈액, 분비물, 정액, 장기)에 접촉하면서 감염된다. 에볼라 바이러스의 증세로는 발열, 두통, 설사, 피부 출혈 등이 있으며 치사율은 90%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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