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정하 기자 = 코스피가 2080선을 정점으로 연일 뒷걸음질을 치고 있으나, 배당주펀드는 자금몰이를 이어가고 있다. 최경환 경제팀이 펼치고 있는 초이노믹스 영향이 크다. 배당소득 증대세제가 추진되면서 부자감세 논란도 있지만, 증시에서는 뚜렷한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주식형펀드는 코스피가 2000선을 넘어선 7월 15일부터 8월 4일까지 약 2조8000억원이 순유출됐지만, 주요 배당주펀드 5개로는 뭉칫돈이 들어왔다.
같은 기간 100억원 이상 자금이 순유입된 펀드는 총 12개로 이 가운데 약 40%에 해당하는 5개가 배당주펀드다. 전체 42개 배당주펀드를 집계한 결과에서도 일반 주식형펀드와 달리 순유입이 일어나고 있다.
'베어링고배당클래스A'(279억원)와 '신영프라임배당종류C1'(181억원), '한국밸류10년투자배당종류A'(143억원)에도 140억~270억원대 자금이 유입됐다.
이처럼 돈이 들어오는 이유로 정책 기대감만 있는 게 아니다. 배당주펀드는 실적도 좋다.
펀드평가사 제로인 자료를 보면 국내 42개 배당주펀드는 올해 들어 4일까지 평균 9.18% 수익을 올렸다.
국내주식형펀드가 같은 기간 2.42% 수익을 기록한 데 비해 약 4배 앞서는 실적이다. 해외주식형펀드도 수익률도 2.62%로 배당주펀드에 크게 못 미친다.
상품별로는 한국투신운용 상품이 1위를 차지했다. '한국밸류10년투자배당종류A'는 같은 기간 23.18% 수익을 올렸다.
'신영장기주택마련배당자C형'(17.78%) 및 '신영고배당자C1형'(17.51%), '신영퇴직연금배당주식자C형'(17.45%), '신영프라임배당종류C1(17.43%)'도 17%가 넘는 수익을 냈다.
이런 실적에 정책 기대감이 맞물리면서 돈이 꾸준히 들어오고 있는 것이다.
김후정 동양증권 연구원은 "배당주펀드가 최근 3개월 동안 시장대비 뛰어난 성과를 보이고 있다"며 "정부 배당 정책을 기업이 무시할 수도 없는 만큼 배당주펀드로 자금 유입은 한동안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사내유보금을 배당에 쓰도록 유도하고, 배당소득에 대해서도 감세하는 정책을 내놓고 있다. 정부가 전일 세법개정안을 통해 내놓은 배당소득 증대세제와 기업소득 환류세제가 대표적이다.
이대상 대신증권 연구원은 "배당확대는 코스피 본질가치를 높여주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배당성향을 20%에서 30%로 높이면 기업가치는 10%에서 17%로 상승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