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포천 빌라 고무통 살인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시신 2구에서 졸피뎀과 독실아민 등 수면제 성분이 검출됐다고 6일 밝혔다.
이에 경찰은 피의자 이모(50) 씨가 수면제를 이용해 남편 박모(51) 씨와 내연남이자 옛 직장동료인 A(49) 씨를 살해했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A씨 시신에서는 졸피뎀과 독실아민 등 수면제 성분 2종이 검출됐고 박씨의 시신에서는 독실아민만 검출됐다.
졸피뎀은 수면 성분이 강해 범죄에 악용되기도 하며 처방전 없이 구입할 수 없다. 독실아민은 졸피뎀보다 수면 성분이 약하며 처방전 없이 살 수 있다.
이 약은 주로 술에 타 먹이는 수법으로 범죄에 악용된다.
피의자 이씨의 진술에 따르면 A씨와 술을 먹던 중 다투다 목졸라 살해했다고 혐의를 인정했다. 하지만 수면제가 발견됨으로써 이씨가 수면제를 이용해 살해했을 가능성이 열렸다.
남편 박씨에 관해 이씨는 "10년 전 집에 돌아와 보니 남편이 베란다에 숨져 있었고 경찰 조사가 두려워 고무통에 담아뒀다"고 주장했다.
박씨는 수면제를 다량 복용한 자살이거나 이씨가 박씨에게 수면제를 먹인 뒤 살해했을 가능성도 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정밀감식 결과를 기다리면서 건강보험공단에서 세 사람의 진료 처방 기록을 받아 분석 중이다.
아울러 이씨 집 주변 병원과 약국 등을 상대로 탐문 조사하고 있다.
한편, 범죄심리분석관 면담 결과 이씨에게서 특별한 범행 동기는 발견되지 않으며 공범 여부도 확인되지 않았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또 이씨는 지적능력·정신에 장애가 없고 감정 표현도 좋은 편으로 평가됐으며 자신이 죄책감을 느끼는 것을 강조하려 애쓰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