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태구 기자 =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경영수완이 발휘된 순간이었다.
연속 적자에 허덕이던 한진해운이 선장이 바뀐 지 1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한 것이다. 해운업계 위기설이 불거진 지난 2012년 3분기 이후 무려 7분기 만에 이뤄낸 영업흑자다.
조 회장이 경영권을 넘겨받은 1분기 만에 이뤄낸 결과다. 앞서 조 회장은 지난 4월 한진해운 임시주총을 통해 최은영 한진해운 홀딩스 회장(전 한진해운 회장)으로부터 한진해운 경영권을 넘겨받은 이후 ‘무보수 경영’을 선언하며 본격적으로 한진해운 경영의 전면에 나서고 있다.
지난 3개월간 조 회장은 모든 일을 뒤로 한 채 한진해운 정상화에 몰두했다. 1주일에 1~2차례 서울 여의도 한진해운 본사를 찾아 직접 경영을 챙기는가 하면, 경영 지시도 이 전에 비해 구체적이고 디테일하게 했다.
최측근으로 꼽히는 석태수 사장을 한진해운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한 조 회장은 석 사장으로부터 회사 경영상황과 관련한 보고를 수시로 받으며 경영 상태를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1일에는 한진해운 임원과 해외 지역본부장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컨테이너선 영업전략회의’를 직접 주제하고, 흑자 달성을 위한 전략을 점검했다. 이날 조 회장은 “모든 것을 바꾸겠다는 환골탈태의 의지와 노력이 필요하다”며 한진해운의 연내 흑자전환을 위해 총력을 기울여 달라고 주문했다.
상반기 유상증자 및 전용선 사업부 매각 등 재무구조개선에 가시적 성과를 보이며 한진해운은 위기 극복의 발판을 마련해 나갔고, 이러한 노력이 2분기 흑자 전환이라는 결실을 낳았다.
조 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한진해운의 재무상태 역시 급속히 개선되고 있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하반기부터는 원가구조개선 노력이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영업력 극대화 및 비용절감을 통한 수익성 강화로 흑자 기조를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룹 주력사인 대한항공도 국제선 여객 및 화물 수송 증가로 2분기 영업이익이 흑자전환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한진그룹의 재무구조도 상당 수준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조 회장은 그룹 창업주인 고(故) 조중훈 한진그룹 회장의 ‘수송보국’ 창업 이념을 계승하겠다는 의지를 받들어 한진그룹을 육·해·공을 모두 아우르는 글로벌 물류 종합 기업으로 키워낼 것임을 강조했다.
한편 한진해운의 상반기 영업실적은 매출 4조2998억원, 영업손실 332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9% 감소했고, 영업손실 폭은 83.2% 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