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로서는 가격경쟁을 최대 무기로 하는 동남아 현지 브랜드 및 중국 신성 메이커들의 거센 도전도 뿌리쳐야 하는 상황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이 최근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베트남에서는 아이폰 판매 확대를 위해 현지 ICT 대기업인 FPT와 손잡고 주요 도시에 판매점을 늘려 나가는 중이다.
삼성전자는 상반기 베트남 휴대폰 2공장을 가동하는 등 베트남을 거점으로 동남아시장을 공략하고 있어 이 시장에서 애플과의 경쟁이 심화될 전망이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는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는 반면, 애플은 프리미엄에 집중하는 전략적 차이를 보인다.
삼성이 다양화에 힘썼다면 애플은 프리미엄 브랜드 덕을 봤다. 애플은 2013년 4~9월에 비해 2013년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제품 매출이 3배 가량 증가했으며, 특히 아이폰 매출이 2배 증가했다. 애플의 팀 쿡 CEO는 지난 1분기에 베트남향 아이폰 판매량이 262% 증가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캠페인지 아시아태평양판이 최근 발표한 ‘2014 아시아의 톱1000브랜드’ 랭킹에 따르면 삼성은 3년 연속 선두를 지켰다. 애플은 소니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애플은 세계 최대 휴대폰 시장인 중국에서 1위를 기록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난 2분기 삼성전자는 중국시장에서 중저가폰 판매가 부진해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알려진 반면, 애플은 중국향 아이폰 판매실적이 급증한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의 4G(4세대 통신) 고급형 스마트폰 시장을 애플이 선점하고, 3G는 샤오미 등 지방 메이커가 득세하는 양상인 것이다. 삼성전자는 양쪽을 다 공략하고 있지만 양쪽에서 압박을 당하는 것으로 보여지기도 한다.
이러한 경쟁 양상은 동남아시장에서도 재현될 조짐이다. 삼성전자는 베트남을 포함해 다수 동남아 국가에서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인도의 마이크로맥스 등 최저가를 앞세운 현지 메이커의 고속 성장이 두드러진다. 여기에 샤오미, 화웨이, 레노버 등의 동남아 진출도 가속화되고 있다.
앞서 아시아 브랜드 랭킹에서 전체적으로는 중국이나 인도 등에서 부유층이 증가하면서 고급 브랜드가 비약적인 상승을 보였다. 애플은 고급 브랜드 이미지로 이러한 부유층을 겨냥하는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동남아 시장은 중국을 뛰어넘는 폭발적인 스마트폰 성장률을 보이는 가운데 스마트폰 침투율은 여전히 한자릿 수에 머물러 있어 성장 잠재력이 크다”며 또한 “동남아는 아직 중저가 수요가 강세를 보이지만 갈수록 커지는 부유층이 프리미엄 브랜드를 선호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