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25일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 예정된 자사고 14개교에 대한 평가를 8월 말까지 종합 평가 형식으로 진행하고 적용 시기는 2016학년으로 늦추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2015학년도 자사고의 입학 전형은 예정대로 150% 추첨 후 면접을 실시하는 방식으로 변동 없이 실시한다.
서울시교육청은 6월 1차 평가와 7월 공교육영향 평가를 포괄하는 종합평가를 8월까지 진행하고 10월 말 최종 발표할 예정이다.
조 교육감은 “공교육영향 평가 지표에 대해서도 지표 자체의 타당성에 대해 일부에서 문제 제기를 하는 등 논란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공교육 영향 평가가 자사고의 목적을 잘 실현하고 있는지 평가하는 적절한 지표라는 생각으로 올해 14곳의 전면 최소를 심각하게 고민했지만 올해 입시에서 대대적인 혼선을 고려해 적용을 내년으로 미루기로 했다”고 밝혔다.
조 교육감은 또 “공정성을 기한다는 관점에서 올해 14곳 전체 취소를 목표로 달려온 것도 사실이지만 피해가 갈 수도 있어 의견을 더 듣고 최종 종합평가를 구성해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 교육감은 “제도 폐지에 준하는 14곳 전체 지정 취소를 한다는 것이 많은 부담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정부와 국회도 자사고와 같이 수직적인 서열과 불평등을 조장할 수 밖에 없는 학교나 교육과정 지정과 운영을 원천적으로 금지하도록 법개정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조 교육감이 평가를 통한 지정 취소를 내년으로 미뤘더라도 당장의 반발은 누그러뜨릴 수 있겠지만 갈등의 여지는 여전히 남아 있다.
종합 평가 지표를 결정해 내달까지 완료할 예정으로 여전히 갈등 요소가 그대로 남아 있고 이에 따라 미흡한 평가를 받고 지정 취소 위기에 놓인 자사고들의 반발은 여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평가 발표를 수개월 미루고 적용을 내년 입시로 미뤄 시간을 좀 더 번 것 뿐이다.
조 교육감은 이날 “목표를 포기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면접권 폐지를 추진하겠다는 방침은 자사고 폐지를 위한 수순이다.
우수학생 선발권을 제한해 자사고의 존립근거를 흔들어 일반고로의 자진 전환을 유도하겠다는 방침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자사고가 자진해 일반고로 전환하기를 희망할 경우 25개 학교 모두를 대상으로 9월 중순까지 1차로 자진 취소 신청을 받을 예정이다.
이 기간 동안 자사고 지정을 자진 취소하는 학교에 대해서는 지난 17일 발표한 일반고 전환 자사고에 대한 지원 방안을 적용해 지원할 계획이다.
자진해 일반고로 전환하는 자사고에 대해서는 중점학교를 선택할 경우 5년간 최대 14억원을 지원하는 방안이 유효하다는 것이다.
서울시교육청은 2016학년도부터 면접을 없애고 전원 성적 제한 없이 추첨에 의해 선발하는 방안은 교육부와 협의해 추진하기로 했다.
자사고 학생의 전출입 시기를 제한하고 전출입의 엄격한 관리가 가능하도록 교육부와 협의해 법개정도 추진한다.
면접권 폐지 등에 대해 교육부와 협의가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을지가 관권이다.
조 교육감은 학생 선발 등 전형에 관한 권한이 교육감에 있고 면접권 폐지가 지난해 교육부가 추진하던 정책과 다르지 않다고 밝혔지만 교육부는 이같이 사안이 전국적으로 이뤄져야 할 정책으로 교육청 차원에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입장이어서 논란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자발적 전환에 대해서도 자사고들이 수용할 것인지 불투명하다.
이미 서울자사고협의회는 서울시교육청의 재정지원 방안과 면접권 폐지 추진에 대해 말살음모라며 거부를 결의한 상황이다.
결국 자발적 전환이 어려운 가운데 평가 결과에 따른 지정 취소를 통해 강제 전환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돼 해당 학교의 반발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서울자사고교장협의회는 서울시교육청이 지정 취소에 나설 경우 가처분신청 등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경고하는 등 반발하고 있다.
결국 이번 서울시교육청의 자사고 전환 연기 방안은 당장의 수험생에 대한 혼란을 줄일 수 있겠지만 지속적인 폐지 정책 추진으로 인해 갈등이 지속될 것을 예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