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해적’ 2시간짜리 롤러코스터와 같은 영화

2014-07-24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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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해적: 바다로 간 산적' 포스터]

아주경제 권혁기 기자 = 아주 신나고 재미있고 감동까지 주는 영화가 등장했다. 롯데엔터테인먼트의 회심작 ‘해적: 바다로 간 산적’(감독 이석훈·제작 하리마오픽쳐스)이 그 주인공.

‘해적’이 23일 오후 2시 서울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언론배급시사회를 열고 베일을 벗었다. ‘해적’은 조선 건국 당시 명나라로부터 받은 국새를 운반하던 중 고래의 습격을 받아 잃어버리면서 벌어진 에피소드를 담고 있다. 국새를 삼킨 고래를 잡기 위해 모흥갑(김태우)은 해적단 두목 여월(손예진)과 소마(이경영)를 이용한다. 이를 엿들은 산적 장사정(김남길) 역시 옥새를 삼킨 고래를 찾아 바다로 나선다.

‘해적’은 2시간 동안 롤러코스터를 탄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코믹 액션 어드벤처 블록버스터다. ‘미스터 고’에서 진일보된 덱스터 스튜디오의 R&D 팀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솔루션 제피로스 기술로 탄생한 거대 귀신고래의 모습은 웅장하다.

실제 한국 귀신고래를 변형해 새롭게 탄생한 고래는 이질감 없이 스크린을 가득 채운다. 고래의 소리 역시 다큐멘터리에서 듣던 것과 유사해 현실감을 더한다. 어릴 적 고래와 인연이 있는 손예진의 수중 내면연기는 정말로 고래와 소통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한다.

다만 손예진과 김남길이 시장에서 물건을 두고 다투는 장면에서 등장한 거대 물레방아 부분은 아쉬움을 남긴다.

손예진의 첫 액션 연기는 합격점을 훌쩍 넘긴다. 해적 여두목답게 화려한 칼춤은 관객을 매료시킨다. 러닝타임 내내 진중함을 갖춘 여두목으로 분하지만 간간히 보이는 손예진의 코믹 연기에 미소가 지어진다.
 

[사진=영화 '해적: 바다로 간 산적' 스틸컷]

김남길은 맞춤옷을 입은 듯한 메소드 연기로, 확실한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극 초반 역사적 사건인 위화도 회군에 반감을 갖고 태조 이성계와 자신의 상관이었던 모흥갑에게 대항할 때는 완벽한 카리스마를 자랑했으며, 산적 두목이 된 이후에는 ‘왜 이제야 코믹연기를 하느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시종일관 관객들의 웃음보를 자극했다.

철봉 역의 유해진과 이경영, 오달수(한상질 역), 김태우, 박철민(스님 역), 신정근(용갑 역), 김원해(춘섭 역), 조달환(산만이 역), 정성화(박모 역), 조희봉(오만호 역), 이이경(참복 역) 등은 매 장면, 모든 대사가 엔도르핀이 솟게 만들었다.
 

[사진=영화 '해적: 바다로 간 산적' 스틸컷]

다만 설리의 연기는 아직 설익은 모습이다. 워낙 쟁쟁한 배우들 사이에서 연기를 하다 보니 대사처리가 어색한 느낌이다. 첫 술에 배부르랴는 말처럼 설리의 다음을 기대해본다.

전체적으로 곳곳에 숨겨진 웃음 코드는 관객들을 집중하게 만든다. 129분이 훌쩍 지나간 기분이다. 놀이기구가 무서워 평소 놀이공원에 가지 못했던 사람이라면 온가족이 볼 수 있는 ‘해적: 바다로 간 산적’으로 대리만족을 느껴보자. 내달 6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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