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2분기 중 우리나라 경제가 세 분기 연속 0%대 성장을 기록하며 7분기 만에 최저 성장률을 기록했다. 세월호 참사의 여파로 민간소비가 줄고 지식재산생산물 투자가 감소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4년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이 기간 실질 GDP는 전기 대비 0.6% 성장했다.
1년 전 같은 기간과 견주면 3.6% 성장했지만 이 역시 전기(3.9%)보다 둔화했다.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이 낮아진 것도 지난 2012년 3분기 이후 처음이다.
정영택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수출이 꾸준히 늘었지만 민간소비가 감소하는 등 국내 수요가 상당히 부진하면서 GDP가 하락했다"면서 "7월 초 전망 이후 추가적으로 입수한 지방정부의 예산집행률 등을 종합한 결과, 전망 당시보다 경제 상황이 더 좋지 않게 나왔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지난 7월 초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2분기 성장률을 0.7%로 예상한 바 있다.
지출항목별로 보면 설비투자는 운송장비와 기계류가 모두 늘어나면서 전기 대비 1.3% 증가했다. 건설투자 역시 건물건설을 중심으로 0.6% 늘었다.
반면 민간소비는 재화와 서비스 소비가 모두 줄어들면서 전기 대비 0.3% 감소했다. 민간소비가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1분기(-0.1%) 이후 5분기 만이다.
민간소비가 감소한 요인으로 정 국장은 "세월호 참사의 영향, 국내 이동통신사의 영업정지로 인한 부정적 효과, 온화한 날씨 영향에 따른 전기가스 등 연료 지출 감소, KT 및 금융권에서 진행되고 있는 상용근로자 대규모 감원에 따른 고용시장 불안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세월호 사고나 이통사의 영업정지 등은 일부 불규칙한 비경기적 요인이긴 하나 현재 경제주체의 심리 자체가 상당히 위축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면서 "이 여파가 얼마나 더 길게 영향을 미칠지는 좀더 두고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같은 기간 지식재산생산물 투자는 특허권 관련 국외지출 등이 줄어들면서 4.2% 감소했다. 지난해 2분기(-2.2%) 이후 처음으로 다시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이다.
수출은 LCD, 화학제품 등이 늘어나면서 전기에 비해 1.9% 증가했고, 수입도 자동차, 거주자 해외소비 증가에 힘입어 0.8% 늘었다.
경제활동별로는 농림어업과 전기가스수도사업이 각각 전 분기보다 4.1%와 2.3% 감소했다. 양돈, 한육우 사육두수가 줄어들고 온화한 날씨 탓에 냉난방 수요가 부진한 것이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에 반해 제조업은 화학제품, 자동차, LCD 등을 중심으로 1.1% 증가했고 건설업 역시 건물건설을 중심으로 0.4% 늘었다.
서비스업은 음식숙박, 운수 및 보관업이 부진했으나 보건 및 사회복지, 사업서비스 등이 늘어나면서 0.7% 성장했다.
한편 이 기간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교역조건 개선 등으로 전기 대비 1.3% 증가했다. 실질 GDI가 1%대 증가율을 기록한 것은 지난해 3분기(1.2%) 이후 세 분기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