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전 10시 53분께 광주 광산구 장덕동 부영아파트 옆 인도에 헬기가 추락했다. 이 헬기는 지난 4월 29일부터 세월호 사고 해역에서 수색지원 임무를 시작했다. 지난 14일부터 다시 투입된 이 헬기는 나흘째 유실물 수색작업을 하려다 진도 해역 기상 악화로 포기하고 강원도로 복귀하던 중 사고가 났다. 이 헬기는 모두 4차례 사고 해역 수색 지원에 나섰다.
헬기는 이날 오전 8시 47분 광주비행장을 출발해 진도 팽목항으로 이동했으나 "비가 와서 시야 확보가 어려워 현장 진입이 어렵다. 귀대하겠다"며 본부에 보고한 뒤 철수했다. 광주비행장으로 복귀한 헬기는 오전 10시 49분 이륙했고 4분 뒤인 10시 53분께 광주 광산구 장덕동의 한 도로에 추락했다.
이 사고로 탑승자 5명이 모두 숨졌다. 탑승자는 조종사 정성철(52) 소방경, 조종사 박인돈(50) 소방위, 정비사 안병국(39) 소방장, 구조대원 신영룡(42) 소방교, 구조대원 이은교(31) 소방사다. 이들은 이번에 두 번째 수색 지원에 나섰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현장에 인적은 드물었지만 이 일대는 광주 신흥 택지지구인 수완지구로 아파트·학교·원룸 등이 밀집한 곳이어서 자칫 대형 참사로 이어질 뻔했다. 버스 승강장에 있던 여고생 1명도 파편에 맞아 가벼운 부상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관계자들은 조종사가 인명피해를 막으려고 인도 쪽으로 추락을 유도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종섭 안전행정부 장관이 취임식이 끝나자마자 헬기 추락사고 수습 업무를 떠맡았다. 정 장관은 이날 오전 취임식 후 국회 예산결산위원회에 출석해 있던 중 사고 소식을 보고받고 광주 사고 현장으로 이동했다.
정 장관은 곧바로 남상호 소방방재청장에게 전화를 걸어 사고 수습에 빈틈이 없도록 하라고 지시한 뒤 광주 사고현장으로 이동했다. 정 장관은 별다른 의전 없이 수행비서만 대동한 채 이날 오후 일반 항공편으로 광주로 출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방재청은 이날 오전 사고 소식을 인지한 후 중앙긴급구조통제단을 가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