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글로벌 기업들이 중국내 우유목장에 앞다퉈 거액을 투자하고 있다. 이에 대해 중국에서는 식량안보 차원에서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21세기경제보가 16일 전했다.
글로벌 분유업체인 애보트 래보라토리스사는 지난 10일 뉴질랜드 최대의 글로벌 낙농기업 폰테라와 합작해 총 3억달러를 투자해 중국에서 목장사업을 확장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양사는 중국 현지에 최대 5곳의 유제품 농장을 설립해 1만6000마리 이상의 젖소를 사육하고, 이를 통해 연간 최대 1억6000만 리터의 우유를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오는 2017년 상반기부터 우유 생산을 개시한다는 목표다. 이에 앞서 애보트는 지난달에도 저장(浙江)성 자싱(嘉興)시에 첨단 영양식 공장을 오픈했고, 올해 초에는 상하이(上海)에 첨단 연구소 2곳을 개소했다. 애보트는 올해에만 4억 달러 이상을 중국시장에 투자할 방침이다.
2012년부터 목장사업에 뛰어든 스위스의 네슬레는 헤이룽장(黑龍江)성 솽청(雙城)시에 둥지를 틀었다. 네슬레는 향후 5년동안 25억위안을 목장에 투자할 예정이다. 폰타나는 오는 2020년까지 30개의 목장을 운영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외국계기업들의 중국내 목장투자가 많은 것은 이 시장이 그만큼 매력적이기 때문. 중국의 원유시장은 공급부족 현상을 빚고 있으며, 분유업과는 달리 목장사업은 세금혜택이 있다. 실제 최근 3년동안 중국유업시장의 수요량은 매년 6~8%씩 증가했지만 원유 공급량은 2% 증가에 그치고 있다. 2013년 수요는 3531톤에 달했지만 이 중 20%를 수입으로 충당했다. 폰타나측은 "2020년이면 유제품소비량이 700억리터에 달할 것이지만, 현재 중국 공급량은 350억리터에 그친다"며 시장전망을 낙관했다.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국가유업기술연구센터측은 "유업안전은 식량안전의 일부로 취급되야 한다"며 "원유자급자족에 대한 노력을 포기하고 수입에 의존한다면 중국의 유업은 경쟁력을 잃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외국계업체에 잠식당한다면 중국은 국제가격결정에 대한 영향력을 상실하고, 피동적인 입장에 처하게 된다"며 "이미 해외에 많은 목장을 보유하고 있는 폰타나가 중국에 추가로 목장을 짓는 것은, 중국시장상황을 더욱 자세히 파악해 중국내 강력한 가격결정권을 쥐겠다는 의도가 숨어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