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3부(주심 민일영 대법관)는 A씨가 변호사 B씨를 상대로 낸 성공보수금 반환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 합의부로 돌려보냈다고 15일 밝혔다.
재판부는 "변호사의 성공보수가 과다한지 여부를 판단할 때 착수금의 액수를 고려할 수는 있지만, 단순히 성공보수금이 착수금보다 얼마나 많은지를 주된 기준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며 "사건의 난이도, 승소 가능성, 의뢰인이 얻는 이익, 수임인의 기여도 등을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사건에서 성공보수금이 착수금의 28배가 넘는다는 점이 과다 여부를 판단하는 주된 기준이 돼서는 안 된다"고 판시했다.
A씨는 2011년 시중은행을 상대로 부당이득금 반환소송을 냈다가 1심에서 패소하자 항소심에서 B변호사를 선임했다. A씨는 착수금 500만 원에 승소 시 성공보수로 승소액의 10%를 주기로 하고 B변호사와 소송위임계약을 맺었다. 재판이 화해로 마무리돼도 승소한 것으로 간주하고 성공보수를 주기로 했다.
A씨는 당시 경제적 사정이 좋지 않아 B변호사에게 인지대와 소송비용을 빌려 소송을 진행했고, 재판 도중 두 차례 약정을 변경해 성공보수액을 승소액의 30%까지로 증액했다. A씨는 항소심에서 화해권고 결정을 받아 은행에서 4억8000만 원을 받게 되자 B변호사에게 성공보수로 1억4400만 원을 지급했다가 뒤늦게 성공보수가 지나치게 많다는 생각이 들어 이번에는 B변호사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재판과정에서 A씨는 성공보수를 30%로 높인 것은 B변호사가 승소를 확신했기 때문인데, 화해권고 결정이 나는 바람에 승소했을 때보다는 적은 금액을 받게 됐으니 성공보수를 높여주기로 한 약정도 무효라고 주장했다.
1심과 2심은 성공보수금이 착수금의 28배가 넘고, 재판 도중 성공보수 약정이 2차례나 변경된 점을 고려할 때 성공보수가 지나치게 과하다며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성공보수가 지나치게 과다하지 않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