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우리나라의 대외금융 자산과 부채가 균형 수준에 다다르면서 향후 1~2년 이내에 우리나라가 순대외부채국에서 순대외자산국으로 전환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14일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의 이상현 국외투자통계팀장과 이정용 과장은 '최근 우리나라의 국제투자 균형에 대한 평가'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내다봤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시작될 무렵인 2007년 9월 말에는 순대외부채 잔액이 2139억 달러로 최대치를 찍었지만 이후 경상수지 흑자 지속, 대외 증권투자 증가 등으로 순대외부채는 지속적으로 줄었다. 지난 3월 말 현재 순대외부채는 43억 달러에 불과한 상태다.
이를 바탕으로 보고서는 "경상수지 흑자 기조가 지속되고 국내 주가·환율 변동이 크지 않다면 우리나라는 1~2년 내 순대외자산(자산>부채) 국가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는 대외지급능력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고 분석했다. 다만 국내 주가 상승과 원화 절상이 지속될 경우 당분간 대외 자산·부채가 균형 수준에서 등락할 가능성은 있다고 봤다.
우리나라는 외환위기 이후인 1998년부터 지난해까지 경상수지 흑자 누적액이 3640억 달러를 웃돈다. 이는 자산이 부채를 넘어서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그럼에도 순대외부채 상황이 지속된 데 대해 보고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우리나라 경제 펀더멘털이 다른 신흥경제국에 비해 양호한 것으로 평가되면서 외국인의 국내 주식 및 채권 투자가 확대된 데 따른 것으로 봤다. 경제성장에 따라 원화절상·국내 주가상승으로 외국인투자 평가액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큰 폭의 경상 흑자가 이어지고, 대외직접투자가 외국인 직접투자를 초과 역전하면서 대외 자산과 부채가 균형을 이루게 됐다.
지난 2008~2013년 중 우리나라 경상수지 흑자 누적액은 2150억 달러로 순대외부채 최고치(2139억 달러)보다 많았다. 또한 생산비용 절감 또는 해외시장 개척 등을 목적으로 우리나라 대외투자가 크게 늘어나면서 직접투자는 2007년 472억 달러 순부채에서 지난해 말 542억 달러 순자산 상태로 전환했다.
아울러 보고서는 저금리 및 경제성장률 둔화로 국내 투자수익률이 낮아지면서 거주자의 해외증권투자가 확대된 점도 자산과 부채의 균형을 도왔다고 꼽았다. 실제로 일반정부(사회보장기구 등 포함)의 해외증권 투자잔액은 2008년 말 166억 달러에서 지난해 말 900억 달러로 급증했다.
이 밖에 2011년 3분기 이후 국내주가 및 원화가치 상승세가 둔화하면서 외국인투자의 평가가치가 둔화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순대외자산 국가로 전환될 경우 "국제투자 포지션을 활용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우선 장기적 대외자산 증가 추세에 대비해 투자기법을 고도화하는 등 리스크 헤징과 수익성 개선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고서는 당부했다.
이어 "외국인투자에서 주식투자 비중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인 점을 감안, 향후 외채(debt)가 아닌 외화유동성 및 국내금융시장 불안 차원에서 문제가 나타날 수 있어 외채 및 외국인투자(총 대외부채)의 동향에 유념할 필요가 있다"면서 "대외부채의 구성 성분별로 그 성격과 영향이 다르므로, 외국인투자 총액의 크기에 대한 경계보다는 질적인 구성에 유의해야 한다"고도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