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책 마련한다는 '부채 빨간불' 자영업자…위험수위 얼마나

2014-07-14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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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침체 장기화·세월호 여파·과밀경쟁 탓에 경제여건 심각

지난해 부채 늘고 소득은 줄어…신용대출 급증에 이자부담까지 가중

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부채 폭탄'을 떠안은 자영업자에 대한 대책을 내놓겠다는 입장을 밝힌 가운데 자영업자의 심각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자영업자들이 처한 상황은 내수침체 장기화와 세월호 참사 여파, 과밀경쟁 등으로 인해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해 소득은 줄고 부채는 늘어난 데다 대출 유형까지 신용대출이 급증해 이자부담까지 커졌다. 새로 출범할 2기 경제팀이 자영업자 살리기를 언급한 이유다.

14일 정부와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자영업자의 가구당 가계부채는 1억16만원에 달해 임금근로자 가구의 5169만원보다 두 배 가까이 많았다.

특히 혼자 운영하는 자영업자의 금융대출은 2012년 5907만원에서 지난해 6987만원으로 18.3%나 증가해 영세 자영업자의 어려움이 더 컸다.

대출 유형 측면을 살펴보면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 자영업자의 신용대출액은 2012년 1327만원에서 지난해 1678만원으로 26.4%나 늘어 임금근로자(같은 기간 822만원에서 889만원으로 8.2% 증가)의 세배에 달했다.

이에 따라 이자부담도 늘어 연이자 지급액은 2012년 517만원에서 지난해 526만원으로 1.7%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변동이 없었던 임금근로자의 이자비용 245만원에 두 배를 넘는다.

문제는 부채가 늘어난 만큼 소득이 늘어야 하지만 늘기는커녕 되레 감소해 상황은 더 나빠졌다. 갚을 빚은 많은데 장사는 안되니 다시 돈을 빌리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것이다.

자영업자의 사업소득은 2012년 4425만원에서 지난해 4397만원으로 줄었다. 임금근로자의 소득이 같은 기간 4517만원에서 4707만원으로 증가한 것에 비춰보면 자영업자와 임금근로자의 격차는 더 벌어진다.

자영업자의 소득 감소는 '동종업종 간의 경쟁'(41.8%), '대형 및 온라인업체와의 경쟁'(22.9%), '경기악화에 따른 고객감소'(14.6%), '임대료 등 운영비 부담'(11.5%) 등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정부 역시 이에 대한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다. 

2기 경제팀을 이끌 최 후보자는 "내수회복세가 공고하지 못한 상황에서 세월호 사고 이후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며 "최근의 경기상황에 따른 경영 어려움을 완화하면서 과당 경쟁 등 구조적 문제를 해소하려는 노력을 병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자영업자를 위한 정책의 실효성을 위해 맞춤형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김광석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지역 내 동종업종이 과밀하게 분포되어 있음에도 생활밀접형 자영업 창업이 지속되면서 수익성이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임금근로자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소득이 유지되는 반면, 자영업자는 내수경기에 민감하게 영향을 받아 소득의 등락이 크고 채무상환 능력도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영업자 가구가 부채에 의존해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하거나 과밀 업종에 진출하는 것을 막고 경기 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경영컨설팅이 지원돼야 한다"며 "자영업자 가구 중에서도 고용주·자영업자, 베이비붐세대, 다중채무가구의 특성이 다른 만큼 이를 고려해 맞춤형 가계부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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