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이 2년 만에 8조 원 아래로 떨어진 것과 관련해 삼성의 전략이 현명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FT는 삼성이 실적 악화의 원인을 원화 강세, 중국의 비수기 등 주로 내외적 요인 탓으로 돌렸으나 시장 환경만을 탓할 수 없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BNP파리바 전문가의 분석을 인용해 “시장 환경만이 전부를 설명해주지 못하며 중국 경쟁 업체에 시장 점유율을 뺏기고 있는 것이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이 전문가는 “삼성의 성장은 올해 스마트폰 시장 전체의 평균 성장에도 미치지 못했다”고 지적하면서 삼성의 스마트폰 출하 대수가 둔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FT는 또 그동안 삼성 스마트폰 사업의 성장 기반이었던 수직통합이 오히려 스마트폰 판매를 악화하는 요인이 됐다고 지적했다. 이는 스마트폰 프로세서 파트와 디스플레이 패널 사업부가 모두 타격을 입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편 또 다른 전문가들은 유럽과 중국에서의 삼성의 재고 관리를 지적하면서, 삼성이 스마트폰 수요의 전 세계적 둔화에 대응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러한 부실한 재고 관리는 삼성의 브랜드에 맞지 않는다"며 회사가 상품을 과신해 시장을 잘못 읽었다고 꼬집었다.
또 FT는 삼성 내부 관계자들도 신규 폰의 변화는 이전 버전에 하드웨어적인 부문을 주로 추가하는 데 그치고 있다는 점을 인정했으며, 일각에서는 삼성의 마지막 혁신은 2012년 출시된 S3였다는 지적도 있다고 소개했다.
FT는 삼성이 지속적인 성장을 견인하고 빈약한 주주 환원을 정당화하기 위해서라도 획기적인 상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할 수 있다는 것을 투자자들에게 설득해야 하는 도전에 직면했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FT는 삼성이 다양한 신제품의 출시로 향후 실적은 개선될 것이겠지만 애플이 올 가을에도 ‘아이폰6’을 출시할 것으로 예상돼 삼성에 강력한 도전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