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한 가운데 하반기 들어 회복세가 나타나더라도 애초 기대치에는 크게 못 미칠 것으로 점쳐진다.
KDB대우증권ㆍ신한금융투자ㆍ대신증권ㆍIBK투자증권ㆍKB투자증권은 9일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로 유지하면서도 목표주가를 나란히 떨어뜨렸다.
2분기에 발목을 잡았던 스마트폰 판매 부진, 원화강세 영향이 줄어들겠지만, 국내외에서 경쟁이나 마진 압박은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주요 증권사는 삼성전자에 대해 이번 어닝쇼크, 낙관하기 어려운 하반기 예상실적을 이유로 보수적인 투자 조언을 내놓고 있다.
KDB대우증권은 이날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170만원에서 160만원으로 6% 가까이 하향 조정했다.
조우형 대우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폰 판매 감소뿐 아니라 재고 소진을 위한 마케팅 비용 증가가 실적 부진으로 이어졌다"며 "2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분기 대비 16% 감소한 7400만대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주요 증권사가 제시하고 있는 3분기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평균 8조6000억원이다. 이 역시 전년 동기에 비해 15% 감소한 액수다.
대신증권은 3분기 삼성전자 영업이익을 주요 증권사 가운데 가장 비관적으로 점쳤다.
김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2분기 영업이익이 애초 증권가 예상치인 8조1000억원을 1조원 가까이 밑돌았다"며 "스마트폰 출하가 부진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도 8조4000억원에서 7조8000억원으로 하향 조정했다"며 "삼성그룹 내에서 투자 및 배당여력이 가장 높다는 점에서 투자의견은 매수로 유지한다"고 덧붙였다.
해외 증권사도 마찬가지다. 일본 노무라증권은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180만원으로 내렸다. 노무라증권은 "2분기 초 삼성전자에 대한 기대치는 훨씬 높았다"며 "실제 실적은 매우 실망스럽다"고 전했다.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52주 최고가인 150만3000원(2013년 12월 2일) 대비 13% 가까이 하락한 130만8000원을 기록했다.
주가만 보면 이미 1~2분기 부진이나 하반기 우려가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삼성전자 주가는 2분기 실적을 내놓은 전일부터 이날까지 이틀 만에 129만2000원에서 130만8000원으로 1.24%(1만6000원) 상승했다.
삼성전자 주가가 이미 어닝쇼크를 반영하면서 크게 떨어져 더 이상 증시에 큰 부담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코스피는 전일 0.1% 가까이 상승한 2006.66을 기록했으며, 이날에는 약 0.3% 떨어진 2000.50으로 약보합선에서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10거래일 만에 매도우위로 돌아섰지만, 순매도액은 600억원 남짓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