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주진 기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4일 서울대 특강에서 한중 양국간의 우호관계를 강조하고 일본의 과거사 도발에 대한 공조 필요성을 제기하려는 듯 일본의 침략에 공동 대응해 왔던 양국간의 '공조 역사'를 특히 강조해 눈길을 모았다.
시 주석은 이날 특강에서 "중·한 양국은 지리적으로 매우 가까운 이웃국가"라면서 "역사상 위태로운 상황이 발생했을 때마다 양국은 항상 서로 도와주면서 극복했다. 400년 전 임진왜란이 발발했을 때 양국 국민은 적개심을 품고 어깨를 나란히 해서 전쟁터로 같이 향했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또 "20세기 상반기 일본 군국주의자는 중·한에 대한 야만적 침략 전쟁을 강행, 한반도를 병탄하고 중국 국토의 절반을 강점해 양국이 모두 큰 고난을 겪었다"면서 "대일(對日)전쟁이 가장 치열했을 때 양국 인민은 생사를 다 바쳐 힘을 다바쳐 서로 도와줬다"고 일본을 겨냥한 것으로 보이는 발언을 쏟아냈다.
시 주석은 신라 왕자 출신의 승려로 중국 구화산(九華山)에 입적한 김교각 스님, 신라 출신의 문인으로 당나라에서 관리를 지낸 최치원, 중국에서 오랜 독립운동을 한 김구 선생, 일본 군국주의자 이토 히로부미를 암살한 안중근 의사, 중국 인민해방군가를 만든 작곡가 정율성 작곡가 등 한중 양국간 관계를 상징하는 인물을 일일이 거명했다.
또 우리나라 태극기의 문양이 중국의 태극 무늬와 공통적이라면서 양국 국민은 서로 어울려 지낸다는 성인들의 철학을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고, 중국의 젊은이들 사이에서 폭발적 인기를 얻은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예를 들면서 문화적 교류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시 주석은 '사상 최고 수준'에 오른 한중 관계를 당대 시성 이태백의 시에 빗대어 표현했다.
그는 '거센 바람이 물결 가르는 그때가 오면 구름 돛 달고 푸른 바다 헤치리라'라는 뜻의 '장풍파랑회유시, 직괘운범제창해'(長風破浪會有時, 直掛雲帆濟滄海)라는 이백의 시구를 인용하며 "우호협력의 돛을 함께 달고 상호 윈윈의 방향으로 항해한다면 바람을 타고 험한 파도를 헤치고 평와와 번영의 미래로 나아갈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힘줘 말했다.
시 주석은 한중 수교 이후의 상황에 대해 "서로 핵심 관심사를 존중하고 상대방의 편의를 배려했기 때문에 양국 관계는 비약적으로 발전했다"면서 "명실상부한 전략적 협력동반자가 돼 양국 관계의 가장 좋은 시기로 접어들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다시 누각을 한 층 더 오르는 우리의 좋은 관계는 더 높은 층까지 올라서 있어서 우리의 목표 역시 원대해져야 한다"면서 "양국 국민이 국제 질서의 새 정세를 맞이해 공동 발전하는 동반자, 지역평화에 기여하는 동반자가 될 것이다. 아시아의 넓은 대륙과 바다가 우리 협력의 새 플랫폼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또 "중국의 발전에 대해 일각에서는 발전된 중국이 위협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중국을 매서운 악마로 형용했다"면서 "이런 생각들은 옳지 않다. 진리는 객관적으로 이런저런 유언비어에 따라 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중국의 미래 발전 방향에 대해서는 △ 평화의 대국(大國) △협력을 추구하는 대국 △ 배우는 대국이 되겠다면서 "중국은 평화 발전의 길을 견지하고, 절대 다른 국가의 이익을 희생시키는 대가로 자신을 발전시키지 않겠다. 우리는 바다처럼 넓은 흉금과 포용적인 태도를 경청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밖에 그는 아시아 정책과 관련, 더 웅대한 아시아의 꿈을 이루기 위해 아시아 각국이 개방된 문물 발전구도를 조성해 이익공동체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중국이 창립을 제안한 아시아개발인프라은행(AIIB)에 다른 국가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환영한다는 입장도 거듭 밝혔다.
시 주석은 "협력 발전의 이념을 조장하고 국제관계에 있어서 우리 이익에 옳은 관계를 실천해야 한다"면서 "정치적으로는 국제관계의 기본 원칙을 준수하고 경제적으로는 대세를 파악해 자기가 잘사는 동시에 남도 잘 살 수 있게 해야한다"고 말했다.
또 "갈등과 분쟁을 해결하고 평화, 안정적인 발전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면서 "지역국가 공동으로 아시아의 평화와 발전을 수호하자"고 강조, 지난 5월 자신이 발표한 '아시아 안전은 당연히 아시아 국가들이 주도해 해결한다'는 내용의 '아시아 신안보관' 필요성을 우회적으로 거듭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