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주진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3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중국어를 사용하고 중국인이 선호하는 빨간색 재킷을 입는 등 곳곳에서 시 주석을 배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 대정원에서 열린 시 주석 국빈방한 공식환영식에 옅은 빨간색 재킷 차림으로 등장했다.
빨간색은 중국에서 권력과 명예, 부, 길함 등을 상징해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색으로 알려져 있다.
박 대통령은 단독정상회담 모두 발언에서 "작년에 제가 중국을 방문했을 때 환대를 해주셨는데 또 1년만에 주석님께서 방문해주신 것을 진심으로 환영한다. 이번에 펑리위안(彭麗媛) 여사께서도 함께 오시게 돼서 더욱 기쁘게 생각한다"고 운을 떼면서 "최근 중국 언론에서 국민과 함께 하는 주석님을 '친민낙민(親民樂民)'이라는, '국민과 가깝과 국민과 즐겁게'라는 말로 묘사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이에 시 주석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박 대통령은 이어 "내 개인의 시간은 또 어디로 갔나, '스젠더우취나얼러(時間都去나<口+那)兒了)'라고 말씀하실 정도로 업무에 열중하고 계신다고 들었다"고 중국어를 사용해 시 주석을 포함한 참석자 전원이 웃음을 터트렸다.
'스젠더우취나얼러'는 최근 중국에서 인기를 끈 영화 '사인정제(私人訂製)'의 삽입곡 제목이기도 하다.
박 대통령은 그러면서 "주석님의 그런 열정과 헌신으로 중국 정부가 지금 추진 중인 개혁의 전면적 심화가 성공하고 중국의 꿈이 실현되길 바란다"고 시 주석을 치켜세웠다.
아울러 박 대통령은 북핵 문제와 관련, "주석께서 '포부가 있으면 아무리 먼 길이라도 기다릴 수 있고, 산과 바다도 막지 못한다'고 말씀하셨듯이 양국이 함께 지혜와 힘을 모은다면 반드시 해결할 수 있는 길이 열릴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에 시 주석은 "대통령님과 한국 정부에서 저의 방문에 대해 따뜻한 안내를 해주신데 대해 깊은 사의를 드린다"며 "또 방금 전에 성대한 환영식을 진행해주셔서 고맙게 생각하고, 감동을 많이 받았고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화답했다.
박 대통령은 확대 정상회담에서도 중국어를 썼다. "앞으로도 모두가 한마음으로 공동의 목표를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가자는 의미의 '일덕일심(一德一心)', 이더이신(중국어 발음)으로 앞으로 이런 협력을 계속해서 더 발전시켜 나갔으면 한다"고 언급했다.
두 정상은 또 상대국의 속담을 자주 인용하며 친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세월호참사 관련 시 주석의 위로에 사의를 표하면서 "한국에는 '기쁨은 나누면 배가 되고 슬픔은 나누면 반이 된다'는 말이 있는데 중국에도 '복은 함께 나누고 고난은 함께 헤쳐가자'는 마리 있다"고 말했다.
이에 시 주석은 "중국에서 '먼 친척이 가까운 이웃만 못하다'는 말이 있듯이 한국에도 '이웃사촌'이라는 말이 있다"며 "양국은 서로에게 중요한 이웃나라이고 서로에게 좋은 동반자와 좋은 친구"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