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중국정부의 국영기업 개혁과 경영실적 부진 등으로 지난 8년간 중국 10여개 국영기업의 시가총액(시총)이 160조 가량 증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3일 제일재일보(第一財經日報)는 2007년 말 중국 본토 증시 A주에 상장된 이후 가장 많은 시총 증발액을 기록한 10위 기업 중 8개는 모두 국영기업이 차지했으며, 이들 8개 국영기업을 포함한 10여개 국영기업의 시총 증발액은 10조 위안(약 163조원)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국영기업 중 최대 증발액을 기록한 기업은 중국 최대 석유기업인 페트로차이나(中國石油)로 2007년 11월 상장 이후 시총은 3조7900억 위안이나 증발했다. 또 다른 중국 대표 국영석유기업인 시노펙(中國石化)이 1조1700억 위안, 중국 5대 은행인 공상은행(工商銀行)이 1조1300억 위안으로 시총 증발액이 높은 3대 국영기업으로 선정됐다.
중국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국자위)가 발표한 '2013 중국 국영기업 경영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국영기업 영업수익은 총 24조2000억 위안으로 전년대비 8.4% 증가했다. 또 세금납부액은 2조 위안으로 전년대비 5.2%, 같은 기간 이익총액은 1조3000억 위안으로 3.8% 늘었다. 다만, 이는 2011년 대비 2012년 국영기업의 영업수익 및 새금납부액 증가율과 비교해서는 1%포인트, 7.8%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최근 몇년간 다소 부진함을 보여온 국영기업의 경영실적에 현재 국자위는 국영기업의 올해 이윤증가율 목표치를 10%에서 5%로 하향조정한 상태다. 하지만, 대부분 국영기업이 이 목표치 달성 마저도 힘에 겨울 정도로 미진한 경영성과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2일 현재 A주에 상장된 기업 중 산둥강철(山東鋼鐵∙1.56위안의 산), 마강주식(馬鋼股份∙1.58위안) 등 2위안 이하의 낮은 주가를 기록하고 있는 기업의 대부분은 국영기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국영기업의 시총 증발 원인과 관련해 전문가들은 시장 진입의 높은 문턱 덕에 그간 국영기업들이 독점적 지위를 누려왔고 이에 새로운 수익 구조를 창출하지 못하면서 경쟁력이 약화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 시진핑(習近平) 체제 집권 이후 추진되고 있는 정부의 국유기업 개혁과 올해 5월부터 본격화된 전국 113개의 중앙국유기업들을 겨냥한 부패척결운동 또한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