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 란저우(蘭州) 벤젠 오염 수돗물 사고의 장본인은 중국 국영 석유기업인 중국석유천연가스공사(CNPC)인 것으로 조사 결과 드러났다.
CNPC는 중국 최대 석유 메이저 회사 중 하나로 중국 증시 상장사인 페트로차이나의 모기업으로 우리나라에도 잘 알려져있다.
이는 중국당국이 설정한 기준치(10㎍/ℓ)의 11∼20배에 달하는 수치로, 240만명이 넘는 란저우 시민 전체가 이번 수돗물 오염의 피해자가 됐다.
벤젠은 석유화학공업에 의해 생산되는 물질이다. 장기간에 걸친 벤젠 접촉과 흡입은 조혈기관 이상, 백혈병, 급성재생장애성빈혈, 저혈압 증세 등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발생 후 12일 란저우시 정부 회의에서는 벤젠 오염 수돗물사고의 원인 조사결과 CNPC 란저우 분공사 파이프라인에서 원유가 누출돼 수돗물을 오염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에 기준치를 초과하는 벤젠이 검출된 지역은 1∼2 수돗물 공장 사이에 설치된 3㎞의 수도관이다. 1950년대 건설된 이 수도관은 전체가 밀봉 상태지만 주변에 위치한 일부 석유화학공장의 파이프라인과 교차하는 구조를 갖고 있다. 이번에 CNPC 란저우 분공사 파이프라인에서 누출된 원유가 수도관에 스며들어가 수돗물을 오염시킨 것.
현지정부와 관련 기업들이 이런 사실을 18시간이나 지나 시민에게 공개한 것으로 드러나 피해를 더욱 키웠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이번 CNPC의 송유관 원유 유출사고로 국영 석유기업의 환경 및 안전 불감증과 안하무인 대처가 또 다시 도마위에 올랐다
중국에서는 관리미흡 등으로 송유관 사고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지난 해 11월에는 중국 산둥성 칭다오 경제기술개발구에서 중국 또 다른 국영 석유기업 중국석유화학(中石化 시노펙) 송유관 폭발사고로 62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당시 중국 정부는 책임을 엄하게 물어 푸청위(傅成玉) 시노펙 회장과 장신치(張新起) 칭다오 시장을 징계 처분했다.
지난해 1월에도 광둥성(廣東)성에서 시노펙의 송유관이 파열돼 다량의 원유가 하천으로 흘러들어가는 사고가 발생했고, 2010년 7월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에서도 페트로차이나 송유관 폭발사고로 원유가 유출돼 450㎢의 해상이 오염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