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만에 1010원선 무너진 환율, 당국 경계감 커질 듯

2014-07-02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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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원·달러 환율 1010원선이 6년만에 무너졌다. 연중 최저점도 나흘 연속 경신됐다.

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전일대비 2.5원 내린 1009.2원에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원·달러 환율이 1010원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 2008년 7월 29일 1008.8원 이후 약 6년 만이다.

이날 환율은 전일보다 0.1원 오른 1011.8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장 초반부터 하락세로 방향을 튼 환율은 오전 10시 48분에 전 거래일 종가 대비 2원 내린 1009.7원으로 떨어지며 1010원선을 하향 돌파했다.

그러자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은 공동 명의로 "시장참가자들의 기대가 지나치게 일방향으로 쏠릴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으며, 기업과 역외 등 수급주체들의 거래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 10월 24일 달러당 1050원선을 지키기 위해 구두개입을 한 지 8개월 만이다.

외환당국의 구두 개입에 환율은 소폭 반등해 다시 1010.1원선으로 올라섰지만 역부족이었다. 오후까지 내리막이었던 환율은 장 막판 당국의 스무딩 오퍼레이션(미세 조정)으로 추정되는 물량 개입으로 반짝 1010원대로 올라섰지만 끝내 하락세를 막지 못했다.

주요국의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이면서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된 것이 환율의 추가 하락을 이끌었다. 전일 중국의 제조업 지표가 올해 연간 최고치를 기록하고, 미국 역시 제조업 경기가 13개월 연속 확장세를 지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간밤 뉴욕 증시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은 3097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면서 4거래일 연속 주식을 사들였다. 또 전날 성동조선해양과 현대미포조선 등 조선사들의 해외수주 소식이 이어진 점과 반기말 수출업체의 네고 물량(달러 매도) 등이 환율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경제관계장관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환율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발언의 수준이 원론적인 데다 장중 구두개입의 영향이 크지 않았던 점을 감안하면 당분간 환율 하락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손은정 우리선물 연구원은 " 반기말과 월말이 겹치면서 수출업체의 네고물량이 쏟아져 나온 것이 최근의 환율 하락을 주도했다"면서 "현재로선 외국인 주식순매수와 아시아 통화 강세, 위험선호 심리, 무역 흑자 등이 원화 강세를 지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날 환율 흐름에 대해 "외환당국의 구두개입과 경계감으로 1010원선을 하회했지만 하락폭이 크진 않았다"면서 "하락 압력이 우세하지만 당국의 경계감으로 폭이 커지진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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