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총 “혁신학교 지원 예산 일반고로 전환해야”

2014-06-30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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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한선 기자 =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시.도 교육감들에게 혁신학교 지원 예산을 일반고 지원 예산으로 전환할 것을 요구했다.

교총은 7월 1일 17개 지역 시․도 교육감의 취임을 맞아 성공한 교육감이 되기 위한 제안을 내놓으면서 위기의 일반고를 살리기 위해 혁신학교, 특목고, 자사고 등 실험학교 정책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며 이같이 촉구했다.

교총은 혁신학교 확대로 찬반 갈등이 예상되는 가운데 전국 학교당 연평균 7800만원으로 운영하는 혁신학교 정책을 이대로 확대하는 것은 옳지 못하고 돈으로 운영되는 학교가 일반학교와의 형평성에도 위배되고 일반화도 이룰 수 없다며 돈 지원을 배제하고 단위학교 학교장 중심의 자율운영이 보장되는 방식으로 확대를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체 고교의 65.7%에 달하는 1524개 일반고의 위기가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우수학생은 특목고, 특성화고, 자율고로 빠져 나가고 일반고 중 절반이상인 51.7%는 교육과정 자율성이 부족한 가운데 MB 정부 시절, 고교평준화의 단점을 극복하고 학생, 학부모의 학교선택권을 부여한다는 이유로 추진된 자사고 정책이 수요와 공급을 고려하지 않아 정원 미달 사태가 발생하고 일반고에 비해 세 배에 달하는 비싼 등록금으로 귀족학교라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고 교총은 지적했다.

교총은 “학생능력이 아닌 부모의 경제력에 입학여부가 좌우되는 자사고와 설립취지와 다르게 운영되는 특목고 정책방향은 새롭게 재정립해야 한다”며 “올해 서울 시내 주요대학 신입생의 일반고 출신 비율이 절반도 안 돼 일반고의 몰락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와 교육감들은 일반고 살리는 일을 최우선과제로 삼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교총은 “교육의 수월성도 중요하지만 상향평등 교육이 돼야하며 특정유형의 학교를 위한 수월성 교육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며 “특목고와 자사고의 설립취지에 부합하게 하고 자사고의 비싼 등록금을 개선하는 특단의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자사고는 재단의 재정자립도 등 엄격한 지정 심사가 필요하고 인건비 등 국고지원 통해 등록금 대폭 낮춰 서민층 자녀의 지원 확대도 요구된다고 교총은 밝히고 일반고도 교육활동 및 학업성취 노력도 중심의 평가지표 개발, 점진적으로 학생 능력 중심의 선발권을 부여할 것을 촉구했다.

교총은 또 공정한 경쟁의 교육적 가치를 추구하고 진영논리에 빠지지 않는 모두를 위한 교육감이 될 것을 제안했다.

직선제의 한계로 선거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진영논리에 기대었지만 교육감이 된 상황에서 어느 한편의 교육감이 돼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교총은 “과거 곽노현 서울교육감이 취임식에서 ‘모두의 교육감이 되겠다’고 공언해 많은 기대를 갖게 했지만 교육감직 수행과정에서 이를 실천하지 못해 많은 갈등 발생과 비판의 대상이 된 사실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며 “정책의 입안과 추진과정, 불편부당한 인사 시행이 교육감의 성공여부를 가늠하는 중요한 척도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총은 실험주의 정책의 유혹에서 벗어나기 위해 현장중심의 실천주의 정책을 버텀 업 방식으로 마련해 단위 학교 자율성을 더 많이 부여해야 한다고 밝혔다.

업적과 성과에 급급해 역대 정권이나 교육감은 새로운 정책을 추진한 바 있지만 학교현장과 학부모들이 가장 싫어하고 어려워하는 것이 바로 정권과 교육감에 따라 수시로 바뀌는 교육정책으로 현장과 괴리된 실험주의적 톱다운 방식의 정책추진이 많을수록 갈등과 비판의 대상이 되고 이는 현장과 민심으로부터 교육감의 지지가 떨어지는 요인이 된다고 강조했다.

교총은 “교원을 존중하고 지나치게 학생, 학부모의 인기 영합적 정책에 매몰되지 않길 바란다”며 “보편적 가치인 인권과 민주를 강조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의무와 책임, 인성교육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교권추락과 사기저하로 신음하는 현장교원을 단지 지시의 대상으로 여기지 말고 학생과 학부모 못지않게 존중하고 섬기는 자세도 요구했다.

지식과 성적에서 인성중심의 교육정책 펼쳐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교총은 “창의교육, 행복교육도 중요하지만 인성에 기반을 두지 않는 교육은 공염불”이라며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인성교육이 가정, 학교, 지역사회에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교육감들은 임기 내 다하겠다는 조급증을 버리길 기대한다”며 “선거과정에서 표를 위해 어쩔 수 없이 남발된 공약에 대한 부담에서 벗어나 옥석가리기에 집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교총은 “무상시리즈 공약에 따른 과도한 예산투입과 무리한 이행으로 정작 학생들의 쾌적한 교육환경, 안전을 담보할 예산마저 줄이는 우를 범해서도 안 된다”며 “임기 내내 정책의 옥석가리기에 심혈을 기울여야 하며 교육역사에 남는 교육감은 자신의 공약을 이루려하기 보다 기초기본교육의 기반을 다진 교육감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교총은 “정부와 갈등보다는 소통하길 바란다”며 “학교폭력 가해학생 학생부 기재, 학생인권조례, 시국선언 교사 징계 등 교육현안으로 교육부와 진보교육감이 사사건건 충돌하여 교육계 안팎의 갈등이 증폭된 바 있는 가운데 이러한 극한 대립으로 중간에서 학교현장은 큰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고 설명했다.

교총은 “교육감은 이렇듯 교육부와 교육감간의 갈등의 가장 큰 피해자는 현장의 교원과 학생, 학부모라는 사실을 늘 잊지 말고 교육정책에 있어 중앙정부와의 끊임없는 대화와 정보교환을 통해 협조관계를 이뤄내는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교육부도 과거의 상명하달식 정책추진에서 벗어나 파트너십을 갖고 교육감이 권한과 책임을 갖고 지역교육 발전을 이루어내는 데 세심한 뒷받침을 해야 할 것”이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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