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식 청부살해 1년 6개월간 모의…얼마나 치밀했나 보니 '경악'

2014-06-30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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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식 청부살해 [사진=MBC 뉴스 화면 캡처]

아주경제 신원선 기자= 김형식 현직 시의원이 살인교사혐의로 구속됐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29일 김형식 서울시의원이 지난 3월 서울 강서구 내발산동에서 발생한 '재력가 살인사건'에 연루됐다고 발표했다. 빚 독촉에 시달린 김형식 시의원이 친구 팽모 씨에게 피해자 송모 씨의 살해를 사주한 것.

경찰은 채무 관계에 있는 수천억 원대 재력가 송씨를 살해하도록 사주한 김 의원을 구속했다고 밝혔으며, 송씨를 살해한 팽씨도 구속했다.

팽씨의 진술에 따르면 김형식 의원은 송씨로부터 "빌려준 돈을 빨리 갚지 않으면 6·4 지방선거에 출마하지 못하게 만들겠다"는 압박을 받았다. 이에 따라 김 의원이 자신에게 송씨를 죽여달라고 부탁했다는 것이다.

팽씨는 2012년 말부터 1년여간 범행 장소를 수십 차례 드나들었지만 쉽사리 범행을 시도하지 못했다. 보다 못한 김 의원이 "이번이 마지막이다. 이번에도 죽이지 못하면 더는 못 기다린다"며 압박하자 결국 지난 3월 3일 0시 40분 강서구 내발산동의 송씨 소유 건물에서 송씨의 머리 등을 둔기로 수십 차례 때려 숨지게 했다.

이후 팽씨는 중국으로 도피했다가 지난 5월 22일 선양에서 중국 공안에 의해 체포됐다. 구금돼 있던 중국 구치소에서 팽씨가 김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체포된 사실을 알렸지만 김 의원은 "네가 한국에 들어오면 난 끝이다. 스스로 목숨을 끊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실제로 팽씨는 구치소에서 여러 차례 자살을 기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팽씨와 김 의원은 약 1년 6개월간 범행을 모의했으며, 김 의원은 송씨의 일정과 출 퇴근 시간, 동선 등을 자세히 파악한 뒤 팽씨에게 흔적을 남기지 않고 살해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행동방침을 지시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팽씨는 범행 당일 인천에서 강서구 내발산동 범행 장소로 오면서 택시를 수차례 갈아타고 일부러 멀리 떨어진 곳에서 내려 걸어가는 등 추적을 어렵게 했다. 범행 이후에도 택시를 4차례나 갈아타면서 도주했고 인근 야산으로 이동해 범행에 사용한 흉기와 옷가지 등을 불태워 증거를 없앴다. 김 의원과 팽씨는 연락을 주고받을 때에도 대포폰과 공중전화만을 사용하는 치밀함을 보였다고 경찰은 이야기했다.

하지만 김형식 의원은 범행 일체를 부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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