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현지시간) AFP, BBC 등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결선 후보 중 한 명인 압둘라 압둘라 전 외무장관 선거캠프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아-울-하크 아마르카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국장이 다른 지역 선관위 임원 및 경쟁 후보인 아슈라프 가니 전 재무장관 측과 통화한 내용이 담긴 총 13분 분량의 음성파일들을 공개했다.
음성파일에는 지아-울-하크 아마르카일 사무국장이 아슈라프 가니 후보의 선거캠프 직원에게 “가니 후보 당선에 유리하도록 선관위 직원들을 쓰겠다”고 안심시키는 것으로 추정되는 발언이 담겨 있다.
아마르카일 사무국장이 투표함을 ‘양’(sheep)에 빗대 “양을 비우지 말고 채워서 가져오라”고 지역 선관위 직원들에게 지시하는 발언도 들어 있다.
가니 후보는 아프가니스탄 최대 민족인 파슈툰족, 가니의 러닝메이트인 압둘라시드 도스툼 장군은 우즈베크족 출신이다.
압둘라 압둘라 후보 선거캠프 측은 “선관위가 정부 고위급 인사들과 함께 특정 후보를 지원하고 선거 조작·부정 행위를 공모했다”고 비판했다.
압둘라 후보 지지자 수백 명은 수도 카불의 대통령궁 인근과 서부 헤라트 지역에서 부정선거 의혹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였다.
유엔은 성명에서 “아프간 선관위가 음성파일의 유효성과 중요성, 영향력 등을 살펴 원칙에 따라 조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마르카일 사무국장은 관련 의혹을 부인하고 있고 선거민원위원회(ECC)가 이 사안을 조사 중이다.
이에 앞서 아프가니스탄에선 지난 4월 5일 대통령 선거가 실시됐다. 개표 결과 압둘라 후보 득표율이 45%, 가니 후보는 31.6%를 기록해 압둘라 후보가 이겼지만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아 지난달 14일 결선투표가 실시됐다.
결선투표 개표 초반에 압둘라 후보가 100만표 이상 뒤지는 것으로 알려지자 압둘라 후보는 부정 의혹을 제기하며 개표 중단을 요구했다.
아프가니스탄 중앙선관위는 애초 다음 달 2일 잠정결과를, 같은 달 22일 최종결과를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21일 결과 발표를 연기할 것임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