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에는 모든 것을 완벽하게 해야 직성이 풀렸지만 늘 완벽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나서 부담을 덜고 편안하게 즐기면서 경기를 했더니 기량도 차츰 늘었습니다. 물론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하는 제 꿈도 이뤘지요.”
23일(한국시간) 끝난 제69회 US여자오픈에서 유일한 언더파로 메이저대회 첫 승을 달성한 미셸 위(나이키)의 말이다.
미셸 위는 이날 15번홀까지 3타차 선두였다. 16번홀(파4)에서 티샷이 페어웨이 벙커에 빠졌다. 그는 하이브리드 클럽을 잡고 그린을 노렸다. 그러나 볼은 그린앞 황무지쪽으로 사라졌다. 3분정도 찾은 끝에 그의 캐디가 긴 풀속에서 볼을 발견했으나 좀처럼 치기 쉽지 않은 라이였다.
그런데도 미셸 위는 ‘과감히’ 언플레이어블 볼 처리를 했다. 1벌타를 먹은 후 후반선상의 페어웨이에 드롭한 후 네 번째 샷을 그린에 올렸다.
홀까지의 거리는 10.5m나 됐다. 첫 퍼트가 홀을 1.5m 지나쳐버렸다. 넣어야 더블보기다. 이 대회 들어 69홀을 치를 때까지 단 한차례도 3퍼트를 하지 않은 그로서는 첫 3퍼트 위기이기도 했다. 미셸 위는 그러나 그 퍼트를 성공, 더블보기로 홀아웃했다.
그는 나중에 “16번홀에서 볼을 찾고 더블보기를 할 때까지 15분정도 열 살로 돌아간 듯했다“고 타들어간 가슴을 털어놓았다.
16번홀에서 언플레이어블 볼 처리를 하지 않고 러프샷을 강행했을 경우 어떤 결과가 나왔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결정적 순간 욕심을 부리다가 메이저 우승문턱에서 좌절한 사례는 수없이 많다.
미셸 위는 더블보기로 2위와 간격이 1타로 좁혀졌는데도 불구하고 17번홀(파3)에서 8번아이언 티샷을 홀옆 7.5m에 떨군 후 승부에 쐐기를 박은 버디퍼트를 넣었다. 그는 그 퍼트를 “내 인생 최고의 퍼트 중 하나일 것”이라고 했다.
실수로 초래한 어려운 상황에서 돌아갈 줄 알고, 더블보기를 한 다음 홀에서 버디로 만회한 미셸 위는 이 우승로 한층 더 성숙해진 것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