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정부 산하 공공기관 318곳의 상임·비상임 이사 3091명 중 여성은 350명으로 전체의 11.3%를 차지했으며 공공기관 중 47.5%인 151곳은 여성 임원을 두지 않고 있다.
박춘란 교육부 대학정책관이 교육부 산하 대학병원 10여 곳에 당연직 비상임이사인 것을 비롯해 일부 여성이 복수 기관의 임원을 맡은 것을 고려하면 실제 여성 임원 수는 더 적다.
국토교통부는 산하 공공기관 23곳의 임원 230명 중 여성이 5명(2.2%)에 그쳤고 금융위원회는 산하 공공기관 12곳의 임원 116명 가운데 3명(2.6%)만이 여성이다.
고용노동부는 산하 공공기관의 여성 임원 비율이 10.0%고 교육부 10.9%, 미래창조과학부 13.5%, 보건복지부 17.4%였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산하 공공기관 33곳의 임원 453명 가운데 여성은 91명으로 20.1%를 차지해 다른 부처에 비해 여성 비율이 높았다.
공공기관 318곳에서 여성 기관장은 21명으로 그 비율은 6.6%에 그쳤다.
교육부, 국무조정실, 미래창조과학부, 여성가족부 산하 공공기관에 여성 기관장이 3명씩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보건복지부는 각 2명이고 국가보훈처, 국토교통부, 금융위원회, 통일부, 해양수산부는 1명씩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공공기관 41곳에 여성 기관장이 1명도 없고 고용노동부도 산하 공공기관 12곳에 여성 기관장이 없다.
국토교통부는 산하 공공기관 23곳에 여성 기관장이 1명이고 해양수산부는 16곳에 1명, 금융위원회는 12곳에 1명이다. 또 문화체육관광부는 34곳에 2명, 보건복지부는 18곳에 2명, 국무조정실은 26곳에 3명, 미래창조과학부는 49곳에 3명이다.
정치권이 공공기관의 여성 임원 확대를 위해 제시한 '30%룰'을 충족하는 공공기관은 318곳 중 24곳으로 7.5% 수준이다.
정몽준 전 새누리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특정 성별이 3년 이내에 85% 이상, 5년 이내에 70% 이상이 되지 않도록 요구하고 있다. 이 법안은 아직 국회에 계류 중이다.
공공기관에 여성 고위직이 적은 것은 남성 중심적인 조직 문화가 원인으로 꼽힌다.
여성은 육아 부담으로 중도에 그만둘 것이라는 인식이 짙게 깔려 있어 승진 기회가 잘 부여되지 않는다.
출산·육아 부담으로 경력 단절이 일어나고 승진을 위해 성과를 내거나 역량을 발휘할 기회가 적다 보니 중간 관리자를 거쳐 임원까지 오르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박한준 한국조세재정연구원 공공정책연구팀장은 "신규채용 때는 차별이 없지만 여성이 중간 관리자, 임원으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은 잘 조성되지 않는다"며 "환경 개선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고 여성을 기관장에 선임하는 상징적인 제스처도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