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다국적기업이 중국에서 생존하려면 중국시장을 바라보는 마인드를 값싼 차이나가 아닌 소비하는 차이나로 바꿔야 한다"
중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경영 대학원인 CKGSB(장강상학원)의 텅빈셩(滕斌聖) 유럽캠퍼스 부총장 겸 전략경영학 교수는 19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글로벌 다국적 기업(MNCs)들의 중국 시장 공략’을 주제로 강연을 갖고 다국적기업이 중국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시장환경에 적응해야하고, 이를 위해서는 기업의 마인드를 이같이 전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올해 CKGSB과 IMD 두 학원이 공동 개발한 'CKGSB-IMD듀얼 EMBA 프로그램'을 알리기 위해 한국을 찾은 텅 교수는 현재 수많은 다국적기업들이 중국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면서 이들이 직면한 3가지 도전과제를 제시했다. 높아지는 가격 압력, 정부의 규제환경, 치열한 로컬 경쟁시장이 그것이다.
그는 '세계의 공장' 중국을 건설해낸 값싼 노동인력의 가치와 원자재비 등이 매년 상승하는 것을 다국적기업이 직면한 첫 번째 도전으로 꼽았다.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이 일부 생산라인을 중국에서 켄터키 주로 이전시킨 사례를 들어 앞으로 중국 진출 다국적기업의 '유턴' 현상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텅 교수는 진단했다.
중국 법적 환경의 급속한 혁신 또한 다국적기업에 큰 도전이 될 전망이다. 그는 중국정부의 조세회피와 뇌물 행위 규제가 강화되면서 지난달 다국적 제약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이 타격을 받았듯 다국적기업을 정조준한 정부의 규제는 큰 도전과제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텅 교수는 강력한 중국 로컬기업과의 치열한 경쟁 또한 다국적 기업에 큰 압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화웨이, 하이얼, 레노보 등 중국 토종 기업들이 점령한 중국시장에서 다국적기업의 성공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에 텅 교수는 다국적 기업이 중국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안은 '적응'과 '현지화'라고 강조했다.
우선 중국에 글로벌 연구개발 센터를 건립한 미국 자동차 업체 GMC와 중국 시안(西安)에 낸드플래시 공장을 건설한 삼성처럼 다국적기업이 노동집약적사업에서 기술집약적사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차별화된 기술에 비교적 저렴한 중국 인건비를 활용해 최대의 시너지효과를 창출해 낼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또 매장은 소비자가 있는 곳에 있어야 한다는 원칙을 강조하며 구매력이 빠르게 성장하는 중산층과 2~4선 도시를 겨냥하라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