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6 임대과세 사실상 후퇴, “시장 회복 위한 추가 조치 서둘러야”

2014-06-15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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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소득 2000만원 이하면 주택 수 상관 없이 분리과세...유예 기간도 3년으로 연장

아주경제 이명철·권경렬·노경조 기자 =정부가 지난 2·26 주택 임대차 시장 선진화 방안을 통해 내놨던 임대소득 과세 방침을 대폭 축소했다. 대책 발표 후 주택시장이 위축되자 보유 주택 수와 상관없이 임대소득이 낮다면 분리과세를 적용하고 유예기간도 3년으로 늘렸다. 

정부는 시장에 미칠 후폭풍을 고려하지 않고 대책 발표를 서둘렀다 시장 혼란만 가져왔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전세의 경우 2주택자 과세 방침이 변하지 않을 것으로 보여 반발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주택보유수·가격 차별 없애, 세부담 줄어

15일 새누리당과 기획재정부·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주택 보유자이면서 연간 임대수입 2000만원 이하’이던 분리과세·비과세 적용 대상 중 주택 보유수 기준을 뺐다.

국토부 주택정책과 관계자는 “2주택 보유자만 비과세·분리과세 혜택 부여 시 3주택 이상이나 임대수입이 2000만원 이하는 종합과세되는 과세불형평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임대수입과 관계없이 종합소득 과세를 적용하려던 기준시가 9억원 초과 주택 보유자는 2000만원 이하일 경우 분리과세하기로 했다. 2주택 보유자는 합산 금액이 9억원을 초과해도 임대수입이 2000만원 이하이면 비과세·분리과세 혜택을 받지만 9억원 이상 1주택자는 종합과세되는 과세불형평을 고려했다. 1주택자(기준시가 9억원 이하)는 지금과 같이 임대소득이 비과세된다.

이에 따라 일부 다주택자의 세 부담은 줄어들게 됐다. 박재완 세무사에 따르면 연간 임대소득이 2000만원 이하이고 그 외 종합소득이 8800만원인 3주택자 A씨의 경우 종합과세에서 분리과세 적용시 세금이 최고 168만원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종합소득세율은 1200만원 이하는 6%, 1200만원 초과 4600만원 이하는 15%, 4600만원 초과 8800만원 이하는 24%, 8800만원 초과 1억5000만원 이하는 35%, 1억5000만원 초과는 38%의 누진세율이 적용된다.

이를 적용할 때 A씨는 종합소득이 1억800만원이다. 임대소득의 60%를 필요경비로 인정해 실제 종합소득 인정액은 9600만원, 종합소득세는 1870만원이다. 임대소득에 의한 과세액은 280만원이다. 분리과세(14%)로 적용될 경우 종합소득세 1590만원이고 임대소득세는 168만원 적은 112만원만 내면 된다.

임대과세 체계 개편에 따른 시장 불안정을 최소화하기 위해 비과세 기간도 늘어난다. 당초안에는 2주택 보유자이면서 임대수입 2000만원 이하인 경우 2014~2015년 비과세를 적용하고 2016년부터 과세할 예정이었다. 수정안은 2014~2016년 3년간 비과세를 적용키로 했다.

향후 임대 과세가 정상화될 경우 증가할 수 있는 건강보험료 부담도 논의가 이뤄졌다. 수정안은 연간 임대수입 2000만원 이하로 건강보험 피부양자에 해당되는 경우에는 피부양자 자격을 유지토록 했다. 지역가입자는 건강보험료 부담 경감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2주택 보유자의 전세 보증금에 대한 과세는 유지된다. 이에 따라 내지 않던 세금을 내야하는 2주택 전세 임대인과 주택경기 침체로 주택이 팔리지 않아 전세를 주고 일시적 2주택자에 머무른 보유자들은 부담이 세 부담이 커진다. 

◆“시장 효과 제한적”, 추가 대책 풀려야

부동산 전문가들은 임대과세 논란으로 주택 거래시장이 침체를 겪고 있는 가운데 업계 요구를 받아들여 유연성 있는 대처를 했다는 평을 내렸다. 하지만 이번 대책으로 부동산 시장이 활성화 될 지 여부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렸다.   

부동산114 함영진 리서치센터장은 “유연하게 제도를 바꾸려는 의지를 보였으며 다주택자도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은 긍정적”이라며 “단 연간 임대소득의 기준을 2000만원보다 높은 3000만원 정도로 잡는 것도 좋았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주택산업연구원 권주안 선임연구위원은 “월세 육성이 아닌 전세시장에 남아있는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공급확대 방안의 일환으로 월세로 전환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당연한 정책”이라며 “거래 회복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가 된다”고 예측했다.

허윤경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월세로 이동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임대차 시장이 바뀌고 있는데 인위적으로 월세를 가속화시키는 게 맞는지 판단이 쉽지 않다”며 정부의 월세 가속화 방침이 적절한 조치인지는 의문을 표했다.

함 센터장은 “국내 다주택자의 80% 이상이 2주택자인 가운데 주택 수 기준을 없애는 것은 그리 큰 의미가 없다”며 “큰 문제는 전세의 월세화인데 전세와 월세의 과세 형평은 실효성이 없어 시장 분위기를 돌려세우기 힘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런 가운데 기존에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규제 완화가 조속히 실행돼야 침체된 시장에 다시 회복 불씨를 지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분양가 상한제 탄력 운영이 분양시장 활성화를 위한 우선 대책으로 꼽힌다.

금융규제에 대한 개선 요구사항도 꾸준히 나온다. 총부채상환비율(DTI)과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은 주택시장에 몇가지 남아있지 않은 주요 규제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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