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차제의 금고 은행은 예산을 관리할 뿐 아니라 소속 공무원과 관련 기관의 금융거래까지 차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17개 광역 지자체의 금고 은행은 농협은행이 10곳으로 가장 많이 맡고 있고, 우리·신한·하나은행과 부산·대구·광주·경남은행이 1곳씩 차지했다.
지방 점포망이 탄탄한 농협은행은 경기, 강원, 충북, 충남, 전북, 전남, 경북, 경남, 제주의 도(道)금고와 세종시(市)금고 은행이다.
이 중 지자체장이 교체된 지역의 금고 쟁탈전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지자체장이 바뀌면 다시 안면을 터야 하고 기존의 협력 사업도 원점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로 지자체장이 교체된 광역 지자체는 부산, 대구, 인천, 광주, 대전, 울산, 세종, 경기, 전북, 전남, 제주 등 11곳에 이른다.
특히 지역색이 옅은 인천에서는 국민·우리·하나 등 다른 시중은행이 도전장을 낼 것으로 보인다. 인천시금고는 2007년부터 올해까지 신한은행이 맡고 있다.
인천시는 일반회계 5조2000억 원을 비롯해 특별회계 2조5000억 원, 기금 3000억 원 등 약 8조 원을 예산으로 보유하고 있다.
대전시금고는 충청은행을 합병한 하나은행이 '터줏대감'으로 40년 넘게 차지해 왔지만, 역시 시장 교체가 시금고 은행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농협은행이 각각 시·도금고 은행인 세종시와 경기도도 다른 은행들이 호시탐탐 노리는 곳이다.
24조 원의 예산을 주무르는 서울시금고는 박원순 시장의 재선 성공으로 우리은행의 수성(守城)이 한층 유력해졌다.
우리은행은 서울시금고를 올해까지 100년째 맡아왔으나 최근 입찰에선 국민·신한·하나은행이 뛰어들어 막판까지 경쟁이 치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