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규하 기자= # 서울에 거주하는 박모 씨는 결혼 상대자를 소개받기 위해 A결혼중개업체와 계약했다가 낭패를 겪었다. A업체와 몇 차례 소개받기로 계약한 후 개인적인 사정이 생겨 취소하려 했으나 터무니없는 위약금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A업체는 만남 개시 전의 해제 요청에도 가입비의 30%를 위약금으로 부과하겠다고 통보해온 것.
# 경기도에 거주하는 손모 씨도 B결혼중개업체를 찾았다가 어이없는 일을 당했다. 손씨는 회원 가입 이후 B사가 제공하는 회원과의 소개를 약속받았지만 실질적인 만남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손씨는 만남이 이뤄지지 않자 회사 측에 환불을 요구했으나 더 황당한 답변을 들어야 했다. 커플매니저가 매칭을 위해 대상자에게 연락하고 약속장소를 알아봤다는 이유로 만남이 없어도 가입비 환불은 안 된다는 횡포였다.
공정위 조치를 받은 곳은 듀오정보·디노블정보·수현·바로연결혼정보·아로하·좋은느낌동행·좋은만남선우·더원결혼정보·퍼플스·엠스타남남북녀·위드유·양지결혼상담소·채움커뮤니케이션·유앤아이·남남북녀 인연만들기 등으로 약관심사 과정에서 조항을 자진 시정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듀오정보·바로연결혼정보·아로하·더원결혼정보·퍼플스·유앤아이 등 6개 사업자는 약정횟수 제공 후 성혼이 안 될 경우 서비스 횟수를 제공키로 하면서 중도해지는 약정횟수만을 기준으로 환불 규정을 뒀다.
이에 공정위는 계약기간 동안 제공하는 총 횟수를 명시하도록 하고 중도해지 때도 총 횟수를 기준으로 하도록 했다.
예컨대 결혼중개업체와 500만 원에 약정횟수 3회·서비 스횟수 3회 등 1년간 총 6회의 만남을 소개받기로 계약한 후 고객의 사정으로 인해 3회 만남 후 해지하면 환불금이 없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계약금 500만 원의 80%에 3/6(3회 소개)을 곱하면 200만 원을 돌려받는 식이다.
또 좋은느낌동행·엠스타남남북녀·위드유·양지결혼상담소·채움커뮤니케이션·유앤아이·남남북녀인연만들기 등 7곳은 계약을 해지할 경우 환불 불가 또는 과다한 위약금을 부과하는 조항을 운영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총계약대금의 20%를 1회 이상 소개 후 계약해지 때 잔여횟수 등을 따져 위약금을 배상하도록 했다.
특히 회원과의 교제·비회원과의 결혼으로 계약을 해지할 경우 잔여가입비를 돌려주지 않던 디노블정보·좋은느낌동행·위드유·양지결혼상담소 등 4개 사업자의 약관도 개선했다.
아울러 경혼경력·질병 등을 은폐하고 회원 가입 시 회사 면책 조항을 운영해온 디노블정보·수현·바로연결혼정보·좋은만남선우 등 4개사의 약관도 개선됐다.
이 밖에도 회원과 업체 간 분쟁 때 디노블정보·수현·좋은만남선우 등 4개사가 일방적으로 정하는 재판관할 조항도 변경했다.
황원철 공정위 약관심사과장은 “주요 국내결혼중개업 사업자의 불공정약관 시정을 통해 그동안 발생했던 가입비 환불 관련 분쟁 등이 감소될 것”이라며 “국내결혼중개업 사업자의 불공정약관 사용을 예방하기 위해 관계기관 및 이해관계자 등과 협의해 국내결혼중개업 표준약관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