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삼성은 겉으로 보이는 점유율과 브랜드 이미지 상승과 달리 선진국에서는 하드에서 소프트,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통일된 디자인을 소비자들에게 선보이지 못해 곤경에 빠져 있다고 전했다.
삼성과 애플의 소송에서 애플은 하드와 소프트 분야를 모두 제조하고 있으나, 삼성은 스마트폰의 혼이라 할 수 있는 기본소프트(OS)를 구글에서 조달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가령 삼성이 애플의 소프트를 복제하고 있었다고 해도 삼성은 “그것은 구글의 문제로 우리는 그저 사용하고 있을 뿐”이라는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실제로 구글이 삼성의 소송비용의 일부를 부담하고 있기 때문에 삼성의 주장이 단순히 그들의 핑계라고 말하기도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전했다.
당시 삼성 미국 법인이 본사에 올린 보고서에는 “애플이 실현한 소프트와 하드가 융합된 디자인의 힘으로 스마트폰은 향후 IT기기의 주역이 될 것”이라는 정확한 분석이 올라갔었다.
그러나 그것은 삼성이 가장 자신이 없어했던 분야였고 삼성은 빨리 결단을 내리지 않으면 애플을 따라 잡을 수 없게 된다는 생각에 이러한 구글의 제안을 수용하게 됐다고 밝히고, 이렇게 삼성은 구글의 안드로이드를 재빨리 채택한 결과 스마트폰 판매에서 비약적인 발전을 이룩했다고 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그러나 여기서 가장 중요한 스마트폰의 “혼”을 구글에 양도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됐다고 지적하고 이때 이 의사결정을 한 것이 지금의 삼성을 우울하게 만들고 있는 가장 큰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삼성과 구글은 스마트폰의 보급기에는 아주 잘 맞는 동반자였으나 삼성이 자유롭게 소프트와 서비스를 전개하기 어려워진 점에서 구글은 삼성에게 “트로이목마”와 같은 존재가 됐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삼성은 구글 의존에서 벗어나기 위해 일본 NTT도코모와 타이젠과 같은 OS를 개발해왔다고 전했다. 그러나 타이젠을 탑재한 스마트폰의 미국, 일본 판매를 포기하고 러시아에서 초라하게 판매할 계획만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아마존의 경우 구글과 협상해 안드로이드를 자사 형식에 맞게 변경한 후 탑재했으나 삼성에게는 이러한 힘이 없다면서 이는 삼성의 소프트 시장이 빈약하고 교섭력이 약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겉으로 보기에는 성공하고 있는 것 처럼 보이는 삼성의 스마트폰 사업은 이러한 큰 약점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그러나 삼성이 지금의 상황으로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쌓아 온 것들이 사상누각이 될 수 있는 우려가 있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고 언급하면서 이를 위해 다양한 인재를 획득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아시아 기업으로는 전례가 없는 규모의 자금을 투입해 개발과 투자의 거점도 급속히 확대시키고 있다.
삼성의 승리 공식은 마케팅과 하드사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와 결단에서 중앙집권적인 조직을 활용해 신속하게 의사결정을 한다는 것이라면서 삼성은 구글 의존도를 낮추고, 조직 변혁을 단행하지 않으면 21세기형 ‘디자인 자본주의’에 적응해나가기 어렵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