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계열사, 일감몰아주기 규제 줄줄이 빠져나가"

아주경제 박재홍 기자 =국내 주요 대기업 그룹 계열사들이 일감몰아주기 규제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규제 대상에서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각 계열사 들은 내부거래 자체를 줄이기보다 계열사간 합병이나 사업조정을 통해 내부거래 비중을 낮추거나 대주주 일가 지분율을 낮추는 방식 등으로 규제를 피해 규제 대상 기업은 전년 대비 10%가량 줄어들었다.

3일 기업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2014년도 49개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중 총수가 있고 전년과 비교 가능한 37개 그룹 1171개 계열사 중 105개(9%)사 만이 공정위의 감시 대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수는 전년과 비교해 12개가 줄었지만 삼성에버랜드 등 공시에 반영되지 않은 비상장사 등을 포함하면 실제 공정위의 규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회사 수는 더 많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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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지난 2월 발효된 공정거래법 개정안 시행을 앞두고 대기업 그룹이 대주주 일가 지분을 줄이거나 사업조정 등의 방법으로 일감 규제(위법행위 조사 및 제재) 대상에서 벗어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공정위의 규제 대상은 자산총액 5조원 이상 대기업 그룹 중 대주주 일가 지분이 상장 30%(비상장 20%)를 초과하는 계열사의 내부거래 금액이 200억원 또는 연간 매출의 12% 이상일 경우다.

GS그룹은 규제 대상 계열사가 전년 13개에서 10개로 3개가 줄었다.

GS그룹은 방계인 승산이 2012년 기준 공정위 감시 대상이던 승산레저와 에스티에스로지스틱스를 합병하며 규제 기업 수를 줄였다. 두 회사는 GS 오너일가의 미성년 형제가 각각 35%와 10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SK는 규제 대상이 4개에서 2개로 줄었다. SK텔레시스의 대주주일가 지분율이 40.8%에서 18.8%로 낮아졌고, SK디앤디는 지분율이 38.8%로 변동이 없었으나 내부거래 비율이 24.2%에서 6.9%로 감소해 규제 대상에서 빠졌다.

삼성은 대주주일가 지분율과 내부거래 비율이 45% 이상이던 삼성SNS가 삼성SDS에 합병되면서 규제 대상 계열사가 1개 줄었다.

삼성에버랜드는 1조원대 규모의 패션사업을 넘겨받고 에스원에 건물관리 사업을 양도하는 등의 사업 조정을 실시했으나 지난해 공시에 반영되지 않아 추후 규제 대상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높다.

현대백화점은 유일하게 규제 대상이 되던 현대그린푸드의 대주주 일가 지분율이 30.5%에서 29.9%로 낮아져 감시대상에서 제외됐다.

동국제강과 한라는 DK유엔씨(30%)와 한라I&C(33.3%)의 대주주 일가 지분율을 모두 처분해 규제망을 빠져나갔다.

공정위 일감 규제 대상 계열사 수가 가장 많은 곳은 각각 10개인 GS, 대성, 태광이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엠코가 현대엔지니어링에 합병되며 규제 대상 기업을 1곳 줄여 9개의 규제대상 기업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CJ그룹은 조이렌트카와 재산커뮤니케이션즈의 내부거래 비율이 각각 10%에서 12.1%, 9.6%에서 14.4%로 높아져 규제대상 기업이 2개가 늘어 6개가 됐다.

이어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대주주 일가의 소유 지분이 발생한 엠케이테크놀로지를 포함해 5개인 한국타이어와 대주주 지분이 늘어난 지주사가 규제 대상으로 포함돼 5개가 된 효성이 공동 6위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