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규제 완화를 통해 전세 수요의 매매 전환을 유도하고 각종 임대주택 공급 방안을 내놓고 있지만 전셋값 상승세는 좀처럼 멈추지 않는 모양새다.
3일 KB국민은행의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전국 주택 전셋값은 2009년 3월부터 지난달까지 무려 63개월 연속 상승했다. 조사를 시작한 1986년 이래 최장 기간이다.
오름세 직전인 2009년 2월부터 지난달까지 전세가격 상승률은 40.4%에 달했다. 전셋값 2억짜리 아파트가 5년여만에 2억8000만원이 된 셈이다. 같은 기간 주택 매매가 상승률은 12.7%, 소비자물가상숭률은 11.4%로 크게 못 미쳤다.
서울은 한강 이남(47.0%) 전셋값 상승률이 한강 이북(35.4%)보다 높았다. 구별로는 송파(59.57%)·서초(55.0%)·강서(52.4%)·광진(51.6%)·강동구(50.4%) 등 순으로 상승폭이 컸다. 중랑구는 27.1% 오르는데 그쳤다.
5대 광역시는 대구(46.4%)·대전(45.3%)·부산(43.2%)·울산(38.5%)·광주(32.8%) 순으로 강세를 보였다.
시군구별로는 대구 달서구가 63개월새 78.1% 올라 전국 최고 상승률을 나타냈다. 수원시 영통구(75.1%), 용인시 수지구(74.3%), 용인시 기흥구(70.8%)도 전셋값이 고공행진 했다.
전국 주택 평균 전세가격은 조사를 시작한 2011년 6월 1억2975만원에서 지난달 1억5825만원으로 3000만원 가까이 올랐다.
아파트의 경우 같은 기간 전국 1억4140만원에서 1억7791만원으로 3600만원 가량 상승했다. 서울은 2억4902만원에서 5500만원 이상 오른 3억557만원으로 조사됐다.
한국감정원 조사에서도 전셋값 상승세는 확연했다. 2009년 3월부터 지난달까지 63개월간 2012년 6~8월을 제외하고는 60개월 전셋값이 올랐다. 2012년 9월부터는 22개월 연속 오름세다.
2009년 3부터 지난달까지 전세가격은 34.48% 올랐다. 아파트의 경우 47.77%로 상승폭이 더 컸다. 서울·수도권이 46.52%, 지방 49.48% 각각 상승했다.
지역별로는 대구가 64.73% 올랐다. 이어 경남(53.70%)·부산(52.89%)·대전(51.40%)·충남(50.02%)·경기(48.46%)·서울(48.21%)·경북(46.51%) 등 순이다. 전남(33.50%)은 상승폭이 가장 낮았다.
전세 실거래가격 역시 크게 올랐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대치동 대치아이파크 전용 59㎡는 전세 실거래가가 공개된 2011년 1월 4억6000만~4억8000만원에서 올 4월 6억~6억3000만원으로 크게 올랐다.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전용 84㎡ 중층은 4억5000만~5억원에서 올 3월 6억~7억500만원으로 최고 2억원 이상 급등했다.
전세가 상승폭이 가장 높은 대구 달서구 진천동 진청역대성스카이렉스 전용 84㎡는 2011년 2월 1억3000만~1억4000만원에서 1억원 이상 오른 올 4월 2억4000만원에 거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