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청사 정부부처에 근무하는 한 고위 공무원의 푸념섞인 어조다. 세월호 침몰 사고가 발생한지 한 달이 지나가고 있지만 정부부처가 모여있는 세종시는 한 겨울 그 자체다.
세월호 애도 분위기 차원에서 정부부처 공무원들은 한 달이 넘게 저녁 술자리를 자제하고 있다. 지인들과의 언행에도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 있을까봐 신중에 신중을 기하는 태도다.
특히 이번 세월호 참사에 따른 정부부처의 대대적인 인사가 예고되고 있어 고위 공무원들의 행동은 극도로 조심스러워지고 있다. 자칫 인사의 역풍에 언제 휩쓸릴지 모른다는 우려에서다.
관가 내부에서는 내각 물갈이설이 끊이지 않는 마당에 정작 정부로서는 어떠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어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공공기관 정상화, 경제혁신 3개년 계획 등 굵직굵직한 경제현안을 추진하기 위해서도 빠른 조직 쇄신이 선행되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단순히 '땜질식 국면전환용'으로 인사 개혁을 추진해서는 안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최근 총리 사태로 공백이 불가피해 진 국무총리실을 비롯해 대대적인 조직 수술이 필요한 일부 부처의 경우 내부적인 인사가 시급한 상황이다.
박 대통령은 조만간 혁신과 안전을 모토로한 2기 내각 구성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한시라도 빨리 전면적인 쇄신 인사를 추진하는 것이 2기 내각이 국민들의 질타를 받지 않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