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금융감독원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국내 은행권의 영업점포(해외점포 제외)는 총 7650곳으로 전년동기(7698곳)보다 총 48곳 감소했다. 저금리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되자 비용절감 차원에서 점포를 통폐합한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폐쇄한 점포만큼 은행들은 중소기업 등이 밀집한 공업단지나 산업단지에 점포를 새롭게 열었다. 사실상 '점포 재배치'인 셈이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점포 신설은 전통적으로 영업력을 강화한다는 의미"라며 "거점에 자리를 틀고 기본적인 수요를 확보해야 영업력이 유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도 이러한 추세는 유지될 것으로 보이나 은행마다 차이는 있다.
우리은행은 해외 영업망 확대에도 주력할 예정이다. 인도 첸나이 지점을 기반으로 뉴델리와 뭄바이 등으로 네트워크를 넓히겠다는 계획이다. 베트남과 중동 두바이에도 각각 법인과 지점 신설을 준비중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상반기 중 현지 자회사인 인도네시아우리은행(BWI)과 사우다라은행(Saudara Bank)의 합병을 계획중"이라며 "합병이 완료되면 현재 17개국 64개 네트워크가 180여개로 늘어나 국내 금융그룹 중 가장 많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보유하게 된다"고 말했다.
신한은행도 올해 소매영업 중심 점포 2곳과 기업점포 3곳 등 총 5곳의 점포를 세울 계획이다. 해외 연결법인에서는 이미 문을 연 2곳을 포함, 5~6개의 점포 증설을 검토중이다.
외환은행은 해외에만 5곳의 점포를 세운다. 오는 7월 러시아 현지법인을 시작으로 8월 캐나다 밴쿠버와 9월 인도 첸나이, 12월 캐나다 토론토에 각각 지점과 출장소를 열 예정이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현재로선 국내 지점 신설계획이 없지만 향후 상황에 따라 바뀔 수 있다"면서 "중소기업 및 소호대출을 강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어 공단지역 위주로 점포를 신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하나은행과 씨티은행 및 SC은행 등 외국계 은행은 점포 신설계획이 없다. 부진한 수익성이 발목을 잡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분기 하나금융은 전년보다 33.1% 감소한 192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사기대출을 벌인 KT ENS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로 인한 충당금 등으로 하나은행의 수익이 악화된 데 따른 것이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우선 2분기 중 영업점 신설 계획이 없다는 것일 뿐 향후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