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지난달 16일 발생한 세월호 참사로 전국적으로 경제가 위축되고 있는 모습이지만 경기 안산, 전남 진도, 동남·강원·충청권(주요 수학여행지) 등 사고 관련 지역에서는 특히 여파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단원고가 위치한 안산지역은 각종 행사와 회식 중단으로 식당, 노래방, 택시 등 관련업종 매출이 50% 이상 감소했다. 주류와 여행용품, 봄철 의류 판매도 크게 줄었다.
생산도 차질을 빚고 있다. 반월공단 내 한 도금업체는 근로자 3분의 1이 피해자 유가족이어서 가동률이 절반 수준으로 하락했다. 이와 함께 안산국제거리극 축제를 포함해 경기도 내 31개 지방자치단체의 문화행사·체육대회 등 90개 행사가 취소되거나 연기 또는 축소됐다.
안산과 진도뿐 아니라 여객선 이용객이 70∼80% 감소한 인천과 관광업계 피해가 두드러진 경주와 제주도, 강원도 등을 비롯해 전국 각지 지역 경제가 몸살을 앓고 있다.
수학여행 특수지역인 경주의 경우 170여개교, 5만1000여명의 수학여행단이 예약 취소를 하면서 매출이 급감했으며, 안동 하회마을 등 유명 명소의 주말 방문객 수도 전년대비 3분의2 수준으로 크게 감소했다.
제주도도 사고 직후인 지난달 16∼23일 수학여행자 수가 전년 동기대비 74.8% 줄었으며, 강원도는 단체여행 취소로 음식ㆍ숙박ㆍ레저 관련업계가 경영난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이 밖에 충주, 단양 등 충청권의 주요 관광지의 식당은 40~50% 매출이 감소했으며, 펜션, 전세버스, 행사대행업체 등도 당분간 어려움이 지속될 전망이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국가적 애도 분위기 속에 이 같은 소비 심리 위축이 장기적으로 고착되면 미약하게나마 회복 추세를 보이던 경기가 다시 위축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경제적 파급효과가 조기에 안정될 수 있도록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