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상황에서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8일 ‘5월호 KDI 경제동향‘을 통해 최근 우리 경제의 내수회복세가 더디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KDI가 올해 들어 내수가 둔화되고 있다고 표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KDI는 3월호 경제동향에서 내수지표들이 전반적으로 개선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4월호에서는 내수 관련 지표가 완만하게 개선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KDI는 5월호 경제동향에서 우리경제의 민간소비와 설비투자는 전월의 일시적인 부진으로부터 다소 회복됐으나 전반적인 회복세는 여전히 제한적인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건설투자는 부진을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이라는 견해를 내비쳤다.
민간소비는 다소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이 같은 회복흐름이 앞으로도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4월 중 소비자심리지수는 비교적 높은 수준(108)을 유지하고 있지만 세월호 참사에 따른 소비 심리 위축이 아직까지 반영되지 않은 수치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를 감안했을 때 올해 1분기 민간소비(속보치)가 전기대비 0.3%의 증가율을 기록해 전분기(0.6%)보다 증가세가 둔화된 상황에서 2분기에는 더 좋지 않을 가능성도 크다.
3월 중 소매판매액지수는 2월(-0.4%)의 감소에서 2.1% 증가로 전환됐지만 승용차(12.5%)를 제외한 대부분의 영역에서 증가세가 여전히 미약한 수준이다.
생산 관련 지표들도 회복세가 더딘 가운데 향후에 더욱 악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KDI 관계자는 “생산자제품 출하 증가세가 소폭 축소된 가운데 재고는 비교적 크게 증가하면서, 향후에도 생산 증가세를 제약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향후 경기 국면을 예고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지난 3월 101.2로 0.3포인트 감소, 두 달째 하락세를 보이며 우리 경제의 전망을 어둡게 했다.
신흥국발 위기도 간과할 수 없는 사안이다. KDI는 신흥국 시장에 대해 소비와 수출 증가세가 둔화되고 주요 선행지표도 다소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는 등 성장세가 당초 예상보다 악화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선진국에 대해서는 일부 경제지표가 부진한 모습을 보였으나, 미국이 양호한 회복세를 유지하고 유로존도 핵심 국가들을 중심으로 경기가 점차 개선되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