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강승훈 기자= 해양경찰청 고위 간부가 세월호 운영사인 청해진해운 전신인 세모그룹 유병언 전 회장의 '장학생'이란 논란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1일 언론보도 등에 따르면, 이용욱 해양경찰청 정보수사국장은 1991년부터 1997년까지 세모그룹 조선사업부에서 근무했다. 이 국장은 다른 회사에서 일하다 구원파를 믿게 되면서 1991년 세모그룹에 몸을 담았다.
과거 세모에 몸 담았던 이 국장은 세월호 침몰 직후 현장에서 각종 수사지휘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일고 있다.
그러자 당사자인 이 국장은 곧장 해명했다.
이 국장은 전날 자정께 기자회견을 자청해 "세모에 근무한 것은 사실이지만, 공무원 근무상황관리시스템에 동(同) 사실이 등재돼 있어 대외적으로 숨겨온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 사고가 일어난 뒤 초기 수사를 지휘했다는 것과 관련해 "(지난)16일 서해지방해양경찰청 안전총괄부장인 이평현 경무관을 본부장으로 하는 수사본부가 꾸려졌다. 수사본부에는 전혀 관여한 바가 없다"고 재차 확인했다.
박사학위 취득 후 해경 특채과정에서 유 전 회장의 지원이 있었을 가능성도 사실무근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 국장은 "1997년 특채 때 조선공학박사 학위 소지자 특별 자격으로 정식 절차에 의해 채용됐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이 국장과 유 회장 간 관계를 둘러싼 의구심은 가라앉지 않는 게 사실이다.
이 국장이 부산대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을 때 논문을 보면, '도와주신 분들' 명단에 유병언 전 회장과 당시 세모그룹 임원들이 여러 명 포함돼 있다. 더불어 유 전 회장을 직접 언급하며 "면학의 계기를 만들어 줘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이 국장 역시도 이런 사실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아 스스로도 친밀한 사이였다는 걸 인정하고 있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이 국장은 "(유병언 전 회장으로부터)장학금을 받은 적이 없다. 등록금을 다 개인 사비로 했다. 본 사건과 관련해서 청해진해운이나 세모그룹의 어느 누구와도 통화한 적도 없고 만난 적도 없다"고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을 일축했다.
한편 해양경찰청 관계자는 "현재 진행 중인 수사에서 오해 소지를 없애기 위해 이용욱 국장의 보직이동 및 자체조사 등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