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정순영 기자= 박근혜, 사과와 함께 정부공식합동분향소 찾아 조문했지만 조화 항의로 치워…박근혜 사과 조화 불구하고 "치워라 보기도 싫다. 무슨 염치로 이런 걸 여기다 갖다 놨느냐"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침몰사고와 관련해 국무회의에서의 사과와 함께 정부공식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했지만 조화는 유가족들의 항의로 치워졌다.
박근혜 대통령은 그동안 조문 시기와 사과 방법 등을 고민한 끝에 조화와 함께 김기춘 비서실장 등 비서진과 동행 방문해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고 애도하며 희생자 가족들을 위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문을 마친 박근혜 대통령은 국무회의 사과에 앞서 조화와 함께 단원고 김소정 학생의 어머니와 삼촌 그리고 유가족 2~3명과 대화를 나눴다.
같은 시간 박근혜 대통령과 장관들이 보낸 조화가 늘어선 분향소 제단 앞에서는 "치워라, 보기도 싫다. 무슨 염치로 이런 걸 여기다 갖다 놨느냐" 등 유가족들의 고성이 터져나왔다.
이날 정부공식합동분향소에 놓여진 박근혜 대통령, 정홍원 국무총리, 강병규 안전행정부장관, 서남수 교육부장관,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 강창희 국회의장 등의 조화들이 줄줄이 안산시 직원들에 의해 밖으로 옮겨졌다.
조문 후 오전 10시 30분 청와대 국무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세월호 침몰사고에 대해 "이번 사고로 많은 고귀한 생명을 잃었는데 국민 여러분께 죄송스럽고 마음이 무겁다"라며 대국민 사과를 했다.
박 대통령은 "사전에 사고를 예방하지 못하고 초동대응과 수습이 미흡했던 데 대해 뭐라 사죄를 드려야 그 아픔과 고통이 잠시라도 위로를 받으실 수 있을지 모르겠다" 며 이같이 밝혔다.
박 대통령은 또 국가안전처 신설을 통해 안전 문제를 별도로 다루기로 했다.
박 대통령은 "그동안 잘못된 적폐를 바로잡지 못해 이런 일이 일어난 것 같아 한스럽다"며 "세월호 사고가 어디서부터 잘못됐는지 철저하게 밝혀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효율적이고 강력한 통합 재난 대응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국가안전처를 신설하겠다"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의 사과는 세월호 침몰사고가 발생한 지 14일 만에 이뤄졌다.
그러나 사과 형식이 국민 앞에서가 아닌 국무회의 석상이고 각료들 앞에서 하는 것이라 또다시 '간접 사과'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