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임시분향소 첫날, 단원고 학부모들 '분노'

23일 단원고 학부모가 임시분향소입구에 차려진 방명록을 던지며 화를 내고 있다. [사진=한병규 기자]

아주경제 한병규 기자(안산) = "참을 만큼 참았는데 해도 너무한다!"

세월호 침몰로 인해 희생당한 단원고등학교 임시 합동분향소가 23일 안산올림픽기념관 체육관에 차려진 가운데, 단원고 학부모들이 일부 정치인 조문객들과 공무원들의 행태에 분노했다.

이날 오후 2시30분쯤 단원고 졸업생 학부모 측은 임시분향소 입구 앞에서 안산시 공무원들이 받던 방명록과 책상보를 던지며 10여분 간 큰 소리를 냈다.

이들이 분노한 이유는 학부모 천막 설치와 관련해 전날 안산시와 안산도시공사 측이 비협조적으로 나온 일, 그리고 결정적으로 이날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가 방문해 방명록에 서명하고 나자 취재진들이 모여들어 입구를 막은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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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들은 방명록을 가르키며 "이것 다 치워라. 정치인이 사인한 걸 사진 찍으러 오느냐"면서 "정부가 아이들 구조는 더디 하고, 이제 자기들 목 잘릴 것 같으니 분향소 차리는 건 재촉했다. 정치인들이 여기 와서 글 쓰는 걸 뭐가 좋다고 사진찍고 난리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또 분향소 상주가 우리인데 왜 자기네들이 정치인 방명록 받으며 생색내느냐"고 덧붙였다.

그러더니 책상에 놓인 방명록과 '근조 리본', 책상보까지 던졌다.

학부모들은 공무원이 비협조적으로 나온 부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들은 "원래 이 천막도 우리가 얻었는데 공무원들이 은근 슬쩍 자리 차지한 거다"라면서 "천막이 모자라 하나 더 설치한 것에 대해서도 도시공사 측이 '사진 나오는데 보기 않좋으니 치우라'고 하더라"며 눈물을 터뜨렸다.

이를 지켜보던 조문객들도 눈물을 적시며 "정부가 국민 알기를 정말 우습게 안다", "지방 학생들이라고 너무 하는 것 같다"며 혀를 찼다.

이에 대해 안산도시공사 측은 "천막 설치를 치운 것은 입구를 보다 넓게 개방하기 위해 학부모들에게 건의하는 과정에서 오해가 생긴 것 같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보다 좋은 여건으로 진행하려던 것인데, 어쨌든 불편을 끼쳐드렸다면 죄송하게 생각하며 앞으로 더욱 신중하게 행동을 옮기겠다"고 사과의 뜻을 전했다.

한편, 안산 공무원이 받던 방명록은 단원고 학생과 학부모가 담당하는 것으로 변경하고 재개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