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개혁만이 중소기업 살린다] <상> - 규제개혁은 끝물? 中企는 아직 시작도 안해

2014-04-09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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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0일 발표된 '중소기업 규제개선 체감도 조사' 결과(자료=중기중앙회)


아주경제 강규혁 기자 ="제조시설이 녹지지역에 위치한 중소기업의 경우 건폐율 20% 제한에 묶여 설비나 제조시설 확장이 불가능합니다. 특히 지역명을 활용한 전통식품들은  해당 지역 외의 장소에서 생산 시 가치가 떨어질 뿐 아니라, 추가 설비확대나 투자에도 제한이 따를 수 밖에 없습니다"

지난 8일 중소기업중앙회가 마련한 중소기업인들과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나온 중소기업의 애로사항이다.
이날 최선윤 한국연식품협동조합연합회 회장은 제조공장을 타지역으로 이전하기 어려운 지역기반 전통식품업의 사정을 감안해 건폐율 최대한도 예외 적용을 건의했다.

지방 중소기업의 경우 제조시설이 녹지지역에 위치할 경우가 더 많은데 건폐율 최대한도에 묶여 사실상 시설 확장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지난 2월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과의 만남에서도 중소기업인들의 애로 및 건의사항은 이어졌다.

당시 원종남 서울경인공예협동조합 이사장은 현재 시행 중인 '청년인턴제도'와 '장년인턴제도' 참여 가능 사업장이 5인 이상 사업장으로 한정돼 있어, 실제 고용에 어려움을 겪는 영세 소기업에 대한 지원이 절실하다고 토로했다. 

영세 소기업일수록 정부지원이 절실하지만 신청자격 조차 부여되지 않는 것은 중소기업의 현실을 도외시 해 생긴 결과다.

규제개혁ㆍ혁파 추세가 전방위로 확대되고 있다. 자연히 현 정부의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으로 자리잡은 중소기업 관련 정책의 입안과 실천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지만 중소기업 현장의 반응은 영 개운치 못하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실시한 '중소기업 규제개선 체감도 조사'에서 응답자의 41.3%가 지난 1년간의 규제개선 성과에 불만을 나타냈다.

규제개선 결과 통지가 없어 진행상황을 모를 뿐 아니라, 개선 발표와 달리 이행이 안되고 있기 때문이란 답변이 80%에 육박했다.

더욱이 이번 조사가 중소기업의 운영과 투자의 직접적인 역할을 하는 CEO 3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결과라 의미하는 바는 더욱 크다 할 수 있다.

실제 이들 중 절반 이상은 '관련 규제가 해소될 경우에 투자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제대로 된 규제 해소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방증이다.

대대적인 규제개혁 움직임 속에서도 중소기업 관련 규제는 뾰족한 해법 찾기에 난항을 겪고 있다. 규제 완화의 상징으로 떠오른 푸드트럭 사례와 같이 속전속결로 처리된 경우는 극히 이례적인 '사건'일 뿐, 일반적인 경우는 아니다.

정부와 언론이 대기업 위주의 규제개혁과 전파에 매진하다 보니 중소기업 관련 규제개혁은 아직 시작단계에 머물고 있다는 불만도 많다.

무엇보다 하나의 규제에만도 적게는 2~3개에서 많게는 10개에 달하는 부처가 연계돼 있어 해결책이 나오기까지 시일과 비용이 소모될 수 밖에 없는 구조가 문제거리다.

중소기업 옴부즈만 관계자는 "겉으로 드러난 규제는 한가지라고 해도 관련 법이나 핵심기능은 여러개의 부처로 나눠져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나의 매듭을 푼다고 해도 다른 부분에서 엉킬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중소기업 옴부즈만에 제기되는 민원과 규제관련 애로사항 중 상당수가 이미 해소됐거나 개정안이 시행되고 있는 경우다. 홍보기능 강화도 규제개혁 못지 않게 중요하게 여겨야 한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7일 열린 국회 본회의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는 여당 의원들이 각 부처에 흩어진 규제를 장관이 책임지고 해결토록 하고, 규제개혁 정도를 장관의 진퇴결정 요소를 삼자는 의견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른바 '규제개혁차등지원제' 도입을 통해 각 지자체의 규제개혁 추진을 이끌어내자는 아이디어도 나왔다.

창업 13년째를 맞는 안산의 한 제조업체 대표는 "창업 당시에는 제품 생산이나 기술혁신 보다 관계부처 찾아다니는 시간이 더 많았다. 회사 규모가 커지면서 어느 정도 중소기업으로 자리잡았나 싶었는데 신경써야 할 규제는 예전보다 더 늘어났다"며 "현실적인 대책을 마련하려면 애로사항이나 건의사항 청취에만 매달리지 말고 직접 현장을 찾아 중소기업의 '진짜 이야기'를듣는 게 더 효과적이라고 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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