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상 먹튀후보 투성이…LIG손보 노조 "매각 결사반대"

2014-04-08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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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역삼동 LIG손해보험 본사.[사진제공=LIG손해보험]


아주경제 장기영 기자 = LIG손해보험 노조가 모든 유력 인수 후보의 자격을 문제 삼으며 오너 일가의 지분 매각 작업에 제동을 걸었다.

실제 매각 작업을 주도하고 있는 LIG그룹에 대해서는 밀실매각 중단과 생존권 보장을 촉구했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LIG손보지부는 8일 오후 2시 서울 역삼동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기 앞서 배포한 회견문을 통해 “지난 3일 대주주가 인수 후보로 선정한 KB금융지주, MBK파트너스, 자베즈파트너스, 동양생명(보고펀드), 푸싱그룹, 롯데그룹은 고용 보장, 경영 능력, 사회적 책임 등 인수적격후보자로서의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LIG그룹은 지난달 28일 LIG손보 지분 매각 예비입찰을 실시한데 이어 이달 3일 롯데그룹을 비롯한 6개 참가자를 인수적격후보자로 선정했다.

노조는 각 인수적격후보자별 이력과 특성을 근거로 지분 인수에 대한 결사 반대 입장을 전했다.

롯데그룹에 대해서는 최근 발생한 각종 사고와 비리를 언급하며 손해보험사 경영 능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롯데그룹은 롯데쇼핑 국세청 세무조사 600억원 추징, 롯데카드 고객 2600만명 개인정보 유출은 물론 창사 이래 최악의 비리 사건이라는 롯데홈쇼핑 납품 비리를 저지른 기업”이라며 “백화점, 호텔, 손보사의 노조를 탄압하고, 10대 재벌기업 중 최하위 수준을 임금을 지급하는 등 정상적인 기업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2008년 대한화재를 인수한 후 7년이 지났음에도 지속적인 영업적자와 3% 초반으로 하락한 시장점유율을 감안할 때 손보사 경영 능력이 전무하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비은행 사업부문 강화를 추진 중인 KB금융에 대해서도 각종 금융사고 이력을 언급하며 인수 의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노조는 “KB금융 역시 KB국민은행 도쿄지점 부당 대출, KB국민카드 고객정보 유출 등 금융시스템 전반에 대한 불신을 낳은 전력이 있다”며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보험사, 증권사 등을 인수하려 했지만 실패했다. 만약 은행 외의 금융사 인수를 통한 그룹의 발전을 강력히 추진했다면 몇 차례의 인수 시도에서 번번이 실패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동양생명의 최대주주인 보고펀드와 MBK파트너스, 자베즈파트너스 등 사모펀드는 투기성 먹튀자본으로 규정했다.

노조는 “론스타로 대변되는 사모펀드의 폐해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다”며 “이런 사모펀드가 고객의 위험을 평생 보장하는 보험사를 경영한다는 것은 어불성설로, 필연적인 재매각 위험에 노출돼 수백만 고객을 불안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푸싱그룹에 대해서는 검증되지 않은 외국계 자본이라는 점을 들어 국부유출 논란에 대한 우려를 표시했다.

노조는 “푸싱그룹은 실체를 알 수 없고 국부유출 논란까지 낳을 수 있다”며 “금융 후진국이라는 중국의 자본은 진입장벽이 어떤 금융산업 보다 높은 손보시장에서 생존할 수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 밖에 노조는 투명한 매각과 생존권 보장을 요구하며 매각 저지라는 강경투쟁을 예고했다.

노조는 “대주주는 지난해 11월 19일 이후 단 한 번도 노조와 대화하지 않았고, 김병헌 LIG손보 사장마저 예비입찰과 인수적격후보자 선정 결과 발표가 임박해서야 내용을 알 수 있었다”며 “애초 노조와 약속한 대로 밀실매각을 중단하고, LIG손보와 구성원들이 매각 과정에서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생존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만약 이러한 노조의 요구를 무시하고 오직 돈만을 쫒는다면 노조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매각 자체를 무산시키고, LIG손보와 구성원을 지켜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LIG그룹은 LIG건설 사기성 기업어음 투자자들의 피해를 보상하기 위해 구자원 회장 일가가 보유한 LIG손보 지분 전량 매각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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