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그룹 CEO 3명 중 1명 '이공계' 출신

아주경제 박정수 기자 = 국내 10대 재벌 상장사 최고경영자(CEO) 3명 중 1명은 이공계 출신으로 나타났다.

경영학이나 경제학 전공자는 이공계 출신과 규모가 비슷해 재벌그룹 CEO의 양대 축을 형성했다.

7일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10대 재벌 상장사 91곳의 대표이사 125명(공동대표·각자 대표 포함) 가운데 대학 전공 기준으로 이공계 출신은 43명으로 전체의 34.4%에 달했다.

최치준 삼성전기 대표 및 구자영 SK이노베이션 대표, 박영기 LG화학 대표가 서울대 '금속공학과' 출신이다.

이형근 기아차 대표와 최원길 현대미포조선 대표, 이상철 LG유플러스 대표는 서울대 '전기공학과'를 나왔다.

박대영 삼성중공업 대표는 연세대 기계공학과, 박재홍 한화 대표는 한양대 기계공학과, 마용득 현대정보기술 대표는 홍익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했다.

경영 전공자(33명)와 경제 전공자(10명)도 이공계 출신과 비슷한 규모로 많았다. 이공계와 경영·경제학과 출신을 합하면 전체의 68.8%에 달했다.

대학별로는 서울대가 48명으로 38.4%를 차지해 가장 많았따.

이어 고려대 16명, 연세대 11명, 한양대 9명, 한국외대 6명, 성균관대 5명, 경희대 3명 등의 순이다.

10대 재벌그룹 CEO의 평균 나이는 58세다.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가 만 42세로 가장 젊고 신격호 롯데쇼핑 대표가 91세로 가장 많았다.

사주 일가를 제외한 전문경영인 중에서 가장 젊은 CEO는 이한상 SK컴즈 대표로 46세다. 이부진 대표와 이한상 대표를 포함해 40대는 11명이고 50대가 67명, 60대가 44명, 70대가 2명, 90대가 1명이다.

그룹별 평균 나이는 SK가 55세로 가장 젊다. 삼성·한화·두산은 각각 57세다. 현대차와 현대중공업은 각각 58세, 59세, LG는 60세로 집계됐다. 롯데·GS·한진은 각각 61세다.

여성 CEO는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와 최은영 한진해운·한진해운홀딩스 대표 단 2명뿐이다.

이부진 대표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맏딸이고 최은영 대표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동생인 고 조수호씨의 부인이다. 둘 다 사주 일가로 전문경영인 출신 여성 CEO는 한 명도 없다.

사주나 사주 일가보다는 전문경영인이 CEO를 맡는 회사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10대 재벌 대표이사 중 그룹 총수 본인이나 일가는 19명이고 나머지 106명은 전문경영인이다. 10대 재벌그룹 중 6곳만이 사주가 CEO를 맡고 있다.

한화는 김승연 회장이 등기이사에서 물러나면서 상장 계열사 대표이사 중 사주일가는 한 명도 없다.

GS는 상장 계열사 8곳의 대표이사 10명 중 절반인 5명이 사주 일가다.

GS 대표이사인 허창수 회장 자신을 포함해 허 회장의 동생인 허태수 GS홈쇼핑 대표, 허 회장의 사촌형인 허남각 삼양통상 대표, 허 회장의 사촌 동생인 허경수 코스모신소재 대표, 허 회장의 삼촌인 허승조 GS리테일 대표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