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부 "경주 AI 발생 '방역관 근무태만'이 원인인 듯"

2014-03-10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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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가지 않고 팩스로 가축이동승인서 발급 추정

아주경제 김선국 기자 =방역당국이 경북 경주 산란계 농가에서 발병한 조류인플루엔자(AI)는 가축방역관의 근무 태만에 따른 것이라고 추정한다고 주장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AI 방역상황 브리핑을 열고, 경기 평택의 병아리 분양 농가를 담당한 가축방역관이 현장을 방문하지 않고 팩스로 가금이동승인서를 발급, 경주 양계농장에 AI에 감염된 병아리가 분양됐다고 밝혔다.

이준원 농식품부 차관보는 "농장주가 분양을 신청하면 가축방역관이 현장에 가서 닭을 관찰하고 문제가 없을 때 가금이동승인서를 끊어줘야 하는데 현재까지 조사한 결과 가축방역관이 현장에 갔는지도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이 차관보는 "평택 농장은 농장주의 아버지가 운영하는데 연세가 높아 가축방역관이 방문했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하고 해당 방역관은 연락조차 잘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권재한 농식품부 축산정책국장은 "지자체 소속 해당 방역관과 한번 통화는 됐는데 현장에 가지 않은 정황이 보인다"며 "추정컨데 현장에 가지 않고 팩스로 가축이동승인서를 발급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농식품부는 AI 확산을 막기 위해 1월29일 닭·오리를 출하하기 전 가축방역관이 현장을 방문해 임상검사를 하고 문제가 없을 때만 가금이동승인서를 발급해주는 '출하 전 사전 임상검사제'를 시행했지만 평택의 병아리 농장을 담당한 방역관이 임무를 소홀히 한 결과 지난 4일 AI에 오염된 농장의 병아리가 경기 안성, 전북 군산·익산, 경북 경주의 양계농장 등 5곳에 분양됐다.

이 농장 중 경기 안성과 경북 경주 농장에서는 6일 AI가 발병해 반경 500m 내 닭·오리가 모두 살처분됐으며 다른 농장 3곳의 닭도 예방적 살처분 대상이 됐다.

농식품부는 경위를 정확히 파악한 후 해당 방역관에게 법적 책임을 물을 방침이나 방역 담당자의 임무 소홀로 AI 청정지역이던 경북에까지 AI가 확산됐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편, 현재까지 살처분한 닭·오리 등 가금류는 363개 농가의 860만8000 마리로 집계됐으며 앞으로 19개 농가의 42만9000 마리를 추가로 살처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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